"지금까지 약 200곳 문 닫아"…한국인들도 잇따라 체포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캄보디아 정부가 내달 말까지 자국 내의 악명 높은 범죄단지 등 사기작업장을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온라인사기방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차이 시나릿 선임장관은 정부가 작년 7월 이후 사기작업장 약 250곳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이 중 약 200곳의 문을 닫게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사기작업장이 다시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달 이후에도 경찰이 단속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단속 결과 사기 조직의 주범·공범으로 추정되는 697명을 기소했다.
또 사기 조직에서 사기 활동에 종사한 23개국 출신 약 1만 명을 출신 국가로 송환, 이제 송환 대기 인원이 1천 명 미만이라고 그는 전했다.
차이 시나릿 장관은 캄보디아 정부가 사기작업장 근절을 위해 미국·중국 등 여러 나라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 등 현지 당국은 사기작업장 단속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메르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2∼3일 프놈펜의 주택 3곳을 급습, 한국인 10명을 불법 도박사이트를 이용한 사기 등 혐의로 체포했다.
당국은 이들이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한국 등 여러 나라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기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날도 캄보디아 남부 깜뽓주 깜뽓시의 한 임대 빌라를 습격, 온라인 사기 혐의로 한국인 3명을 체포했다.
이밖에 지난 10일 프놈펜의 중국인 소유 건물 내 사기작업장을 단속, 중국인 남녀 35명을 포함한 65명을 검거했다.
작년까지 미얀마와 함께 대표적인 범죄단지 소굴로 꼽혔던 캄보디아는 이번 단속을 통해 오명을 씻어내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미국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는 캄보디아 사기 산업이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에 달하는 연간 125억 달러(약 18조5천억원) 이상을 창출하고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의 단속이 과거와 같은 '보여주기'식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제기된다.
국제 범죄 전문가인 제이컵 심스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방문 연구원은 AP에 "캄보디아의 과거 단속은 (사기 조직들의) 자금·보호 네트워크를 그대로 남겨둬 사기 조직이 빠르게 재건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번 단속이 사기가 발생하는 건물뿐 아니라 사기산업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자체를 겨냥하는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이번 단속이 캄보디아 집권층 내 핵심 범죄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면서 현지에서 독립적인 언론과 시민사회 활동이 지속적으로 제한을 받고 있어 정부의 주장을 검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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