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609.95

  • 77.36
  • 1.40%
코스닥

1,136.83

  • 0.85
  • 0.07%
1/2

[서미숙의 집수다] 李 대통령 주목한 싱가포르 부동산 정책…국내 도입은?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서미숙의 집수다] 李 대통령 주목한 싱가포르 부동산 정책…국내 도입은?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서미숙의 집수다] 李 대통령 주목한 싱가포르 부동산 정책…국내 도입은?
    싱가포르 토지 90%가 정부 땅, 국민 80%가 공공주택 거주
    LH 통한 공공주택 확대…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늘릴 듯
    싱가포르 비거주 주택 보유세 4∼5배…'실거주' 위주로 세제 개편 전망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6월 지방선거 이후 대대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이 예고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나라 부동산과 세제 정책에 싱가포르 방식을 적극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에 문제를 제기해온 이 대통령이 이달 초 싱가포르 순방에서 "싱가포르의 주택과 부동산 정책이 한국의 주택 문제 해결에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배경이다.
    강력한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의 부동산 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국내에 벤치마킹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싱가포르 국민 80%가 공공주택 거주…국내 토지임대부 공급 확대 예상
    싱가포르는 국토 면적 735㎢에 인구 605만명이 살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 국가다. 서울시(605㎢)보다 조금 넓은 면적에, 서울시 인구(930만4천명)의 65%가 거주한다.
    싱가포르를 31년간 통치한 리콴유 총리는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이후 국가 생존을 위해 자가주택 보유를 통한 자산형성을 핵심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민간으로부터 땅을 사들여 토지를 국유화했고, 전 국토의 90%에 달하는 정부 토지에 HDB(주택개발청)가 저렴한 공공분양 주택을 지어 분양하면서 시스템 체계도 함께 바꿨다.
    HDB 주택은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고, 분양 계약자는 분양대금을 내면 99년 동안 별도의 임대료 없이 거주하며 토지 이용권을 갖는다. 싱가포르 국민의 약 80% 정도가 이 공공주택에 거주하며, 분양 5년 뒤부터 매매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관옥 싱가포르국립대(경영대학 부동산학과) 교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싱가포르 정부가 공급하는 HDB 플랫(공공분양 주택)의 분양가는 3룸(약 65㎡)이 한화 2억9천만∼3억7천만원, 5룸(약 110㎡)은 5억4천만∼7억원 선이다.
    싱가포르 1인당 국민소득(GDP)이 9만2천달러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5배 이하다.
    이에 비해 민간 소유 토지에 공급되는 민영주택은 상당히 비싸다.
    102∼121㎡(31∼37평) 기준 분양가가 평균 23억∼29억원, 최고급 주택은 33억6천만∼44억원 선으로 공공주택의 3∼5배 수준이다.
    이관옥 교수는 "싱가포르는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지정학적으로 전쟁에도 취약해 정부 수립 초기부터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자가 중심의 공공주택 공급 정책을 펼쳤다"며 "이는 정부 주도하에 토지의 국유화부터 주택마련을 위한 연금 제도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췄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싱가포르 국민들은 공공분양주택을 분양받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정부가 주택을 싸게 공급하는데다 주택마련 비용을 지원하는 국가 시스템까지 잘 갖춰져 있어서다.
    싱가포르 정부는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주택마련 기능 등을 하나로 합친 CPF(중앙적립기금·Central Provident Fund)를 통해 주택 구매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
    CPF는 국민이 매달 월급의 20%를, 회사가 17%를 추가 부담해 월급의 37%를 적립하는 제도로, CPF 일반 계정에 쌓인 돈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55세 이후에는 은퇴계정이 생겨 실버타운 등 입주를 돕는다.
    우리나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이 공급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바로 HDB 주택 모델을 빌려온 것이다.
    공공기관이 토지 소유권을 갖고 분양계약자는 건물 소유권만 갖는 개념으로,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반값 수준인 대신 매달 땅값에 대한 사용료(임대료)가 부과된다. 소유 기간은 40년, 재계약을 통해 최장 80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주택 매도는 LH 등 공공기관에 되파는 것이 원칙이나 거주의무기간 종료 후에는 개인 간 매도도 허용된다.
    지금까지 국내에 공급된 토지임대부 주택 물량은 소수에 그친다.
    사유지가 70%에 달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공공택지 내 일부 블록 단위로 공급이 제한됐고, 집에 대한 완전 소유 개념이 강한 우리 국민들 사이에 선호도도 높지 않았다.
    초기 건설비에 많은 돈이 투입되다 보니 공공기관도 공급 확대에 소극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에도 토지임대부 주택 등 공공성 있는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이 대통령이 LH의 민간 토지 매각을 중단하고 공공택지 내 모든 주택을 '공공주택'으로 분양하도록 지시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공공택지부터 토지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싱가포르의 공공분양 주택은 토지가 국가 소유이고, 도시 국가이기에 가능한 것이고, 국토의 대부분이 사유지이면서 정부 주도의 주택 금융 지원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전적으로 싱가포르 주택 모델을 적용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대신 이익공유형(환매조건부), 지분적립형, 토지임대부 등 다양한 공공분양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토지임대부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장기 거주 시 유지보수나 재건축, 사용기간 종료 후 토지 소유권 이전 문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
    또 국민의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입지 여건이 좋은 곳에 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LH 적자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관옥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싱가포르 HDB는 매년 2조∼5조원에 달하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지만 정부가 재정으로 적자를 메꿔주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LH에 공공임대 공급을 강조하고, 민간 토지 매각은 중단하면서 부채비율 등 회계 건전성을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싱가포르 비거주 보유세 4∼5배 높아…'소유→실거주'로 세제 대변혁 전망
    시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언급한 새 벤치마킹의 대상은 부동산 세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실거주 1주택과 비거주 1주택·다주택자를 구분하는 정책을 쓰겠다고 했다. 과거 실수요자로 보호받았던 1주택자도 거주와 비거주로 나눠서 과세 정책을 달리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 싱가포르는 공공주택 위주의 주택 공급을 하는 국가답게 보유세도 실거주, 비거주로 구분해 과세한다.
    실거주자의 보유세율은 0∼32%지만, 비거주 주택에 대해선 공공·민영주택을 막론하고 면세 구간 없이 12∼36%의 보유세가 부과된다.
    우리나라는 재산세율이 0.1∼0.4%, 종부세율은 0.5∼2.7%이며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0.5∼5.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세율 자체만 보면 싱가포르가 우리보다 훨씬 높지만, 과세 기준이 서로 다르다.
    우리나라는 집값을 기준으로 한 '공시가격'이 보유세 산정의 지표이고, 싱가포르는 세무국(IRAS)이 연간 임대료를 토대로 산정한 '연간 가치(Annual Value·AV)'를 토대로 보유세가 산출된다.
    HDB 주택의 연간 가치(AV)는 통상 1만∼1만5천싱가포르 달러(1천160만∼1천740만원) 수준으로, 1만2천싱가포르 달러(약 1천400만원)까지는 보유세가 '0원'이어서 공공주택 실거주자는 보유세 부담이 없거나 매우 낮다.
    그러나 거주하지 않는 주택은 보유세가 급증한다.
    연간 가치가 3만5천달러(4천만원)의 민영 콘도주택의 경우, 실거주자는 보유세가 106만원 정도지만 실거주하지 않으면 12%의 세율이 적용돼 4.5배 수준인 480만원이 부과된다.
    싱가포르는 투기 차단을 위해 다주택자와 외국인의 취득세가 차등 부과된다.
    싱가포르 국민이 1주택을 구입할 때는 가액 구간에 따라 1∼6%가 부과되는데 여기에 영주권자는 첫 주택이어도 5%, 외국인은 60%의 추가 취득세가 붙는다.
    외국인이 10억원짜리 주택을 매입할 경우에는 취득세만 집값의 절반이 넘는 약 6억2천만원을 내야 한다.
    싱가포르 국민도 두 번째 주택을 매입할 때는 기본 취득세에서 20%, 세 번째 주택은 30%의 추가 취득세가 부과된다.
    문재인 정부가 시행한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8∼12%)는 바로 이 싱가포르 모델을 도입한 것이다.
    익명을 원한 한 대학교수는 "싱가포르는 철저히 자국민의 1주택자를 보호하는 정책이어서 비거주 투자자나 외국인에 대해서는 징벌적 과세를 한다"며 "이 대통령이 이 부분을 눈여겨본 것 같고, 최근 시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싱가포르는 우리와 달리 3년 보유 이후 매도하면 양도세가 없다. 3년 내 주택을 팔 때만 판매자 인지세(SSD)가 있다. 상속세나 증여세가 없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이에 따라 보유세를 강화할 경우 거래세는 낮추는 등 세제 전반에 걸친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관옥 교수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 주택 공급은 시간이 걸리는 반면 (시장 안정을 위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즉각 도입할 수 있는 것이 싱가포르의 세금 정책으로 보인다"며 "실거주 중심의 세제 변화는 투기성 주택 매입이나 로또 청약의 대기수요를 차단하는 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싱가포르는 우리와 달리 양도세 등 다른 세금이 없고, 급격한 변화는 조세저항도 불러올 수 있다"면서 "다른 조세와의 균형을 고려하면서 단계적이고 선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비거주 1주택자가 별로 없지만, 그에 비해 국토가 넓고 전세 제도가 있는 우리나라는 직장이나 학업 등의 문제로 생겨난 비거주 1주택자, 즉 분리 가구가 많은 편"이라며 "일률적으로 불이익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논의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s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