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BC 분석…"해상 운송 원유 비중 줄이고
전기차 등으로 석유 의존도 낮춰"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축유의 양이 여유가 있는 데다 재생 에너지로의 다변화 등을 통해 해상 운송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꾸준히 낮춘 덕분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9일(현지시간) '왜 중국은 배럴당 100달러의 유가 급등을 다른 국가보다 더 쉽게 견딜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처럼 분석했다.
1월 기준 중국의 육상 원유 비축량은 12억배럴로 추산된다고 CNBC는 전했다.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의 러시 도시 중국 전략 이니셔티브 디렉터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비축량은 자국 소비량을 3∼4개월 충족할 수 있는 규모이며 이 덕분에 중국이 유가 급등으로 인한 충격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이 해상 운송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최근 20년 동안 계속 줄여왔다"며 육상 송유관 건설 등을 통해 해상을 통한 원유 수입 중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에 의존하는 비중을 40∼50%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략 비축량이 14억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미국 컬럼비아대의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의 분석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의 입구에 있는 원유 운송 요지다. 이 바닷길이 이번 전쟁으로 지난 달 말 이후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싱가포르의 금융사 OCBC의 애널리스트들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중국이 호르무즈 해역의 봉쇄 장기화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한 상황에 있다"며 "전기차와 재생 에너지로의 빠른 전환이 추가로 구조적인 헤지(위험 분산)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고 CNBC는 전했다.
일본 노무라 증권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호르무즈 해역을 통해 들어오는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그친다.
중국의 천연가스 수입량 중 호르무즈 해역을 통해 들어오는 가스 물량은 미미해 그 비중이 0.6%에 불과하다.
중국이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계속 낮춘 것이 이번 위기 상황에서 '신의 한 수'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의 경우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수입 원유에 의존하는 비중이 2023년 기준 약 25%에 달하지만, 중국은 이 비중이 14%로 인도에 비해 낮다.

시장조사업체 로디움 그룹의 작년 추정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전기차 전환 정책은 하루 100만배럴의 석유 수요를 절감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전기차를 통한 수요 감소 폭이 올해에는 하루 160만배럴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OCDC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차량용 연료 수요가 이미 정점에 도달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재생 에너지 설비가 급격히 확충되면서, 유가 변동에 대한 중국 경제의 민감도는 매년 낮아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판로가 제한된 이란산 석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중국의 석유 수입량 중 이란산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번 전쟁으로 이란산 석유의 수급이 어려워졌지만 부족분을 러시아산 석유로 대체할 수 있는 만큼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에너지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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