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란 군사작전 개시 이후 SNS 222건 중 이란 관련은 5분의 1
국내외 지지세력 확대 외면…"전쟁 힘들어지면 설득 나설 것"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에 나선 당시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후 일주일간을 거의 전쟁 관련 일정으로 채웠다.
개전 전부터 의회의 승인을 얻으려 애를 썼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설득하며 국제사회 내 지지세력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이라크 전쟁 자체에 대한 평가는 별개로 하더라도 전쟁에 임하는 미국 대통령의 태세는 대체로 이런 모습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정치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전시 리더십에 있어서도 전례를 깨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대이란 공격을 개시한 이후 최고위 안보 당국자들과의 전쟁 관련 회의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기는 했지만 관행에 구애받지 않는 평소의 스타일대로 통상의 전시(戰時) 지도자에게서 보기 어려운 언행을 자주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WP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을 살펴봤더니 이란 공격 개시를 알리는 영상이 게시된 이후 올라온 222개의 게시물 중 이란에 관한 건 5분의 1이 채 되지 않았다.
전시라고 해서 대통령이 전쟁만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개 과정을 예측하기 어려워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는 개전 초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는 여전히 다방면을 향해 있었던 셈이다.
불편한 관계의 코미디언에 대한 비난 게시물을 거듭해서 올리기도 하고 유권자 등록 시 여권이나 출생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면서 "사람들이 신경 쓰는 것은 이것뿐"이라고 하기도 했다.
텍사스주에 예정된 연설을 하러 가는 전용기 안에서 작전 개시 명령을 내린 것은 기습의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작전의 일환이었다 쳐도, 일정 소화 이후 백악관으로 귀환하지 않고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로 날아간 것 역시 통상적 범위를 벗어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작전 개시 이후에도 곧바로 백악관으로 향하지 않고 마러라고에서 상황을 지휘하는 한편 정치자금 모금 만찬 행사까지 개최했다.
전쟁이 장기화 여부의 기로에 선 지난 8일에는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전쟁 반대론자는 물론 지지세력 내 회의론자를 설득하는 작업에 그다지 애를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전략은 지지층 일부의 결집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여당인 공화당과 야당인 민주당 양쪽에 산재한 회의적 시각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WP는 지적했다.
상황이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 국내외 지지세력 확대라는 사전 작업을 도외시한 데 대한 부메랑을 맞을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고문을 지낸 피터 피버 미 듀크대 교수는 WP에 "나라를 전쟁으로 끌고 갈 때는 공화당원과 민주당원, 전쟁 비판론자들을 다 함께 데려가거나 최소한 그들과 척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은 지지층 이외의 세력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는 않지만 전쟁이 더욱 힘들어지고 투입 비용도 불어나게 되면 결국 그렇게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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