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계속 늘고 호가는 수억원 낮춰…매도·매수자 눈치 장세 지속
3월말∼4월초가 분수령 될 듯…서울 아파트값 하락 전환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등의 매물 출회를 압박하면서 최상급지로 꼽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가운데, 서울 다른 지역으로도 가격 조정 흐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에서 송파구(-0.09%)·강남구(-0.07%)·용산구(-0.05%)·서초구(-0.01%)의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직전주에 가격이 일제히 하락 전환한 이들 지역은 서울 25개 구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작년 10·15 대책 이전부터 규제지역과 토허구역으로 지정됐었던 곳들이다.

4곳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강남·송파·용산구의 아파트값 하락 폭이 전주 대비 커졌다.
전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에서도 집값을 선도하는 상급지인 이들 지역의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가격 조정 흐름이 주변 지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강남3구와 함께 동남권으로 묶인 강동구와 서초구에 인접한 동작구의 주간 상승률은 각각 0.02%, 0.01%로 더욱 낮아졌다.
정부가 다주택자뿐 아니라 '투기성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방안을 검토하자 상급지를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고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지난 한 주 동안 서울 25개 구의 매물이 모두 늘었다.
이 기간 강동구(8.5%)의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 성동구(8.4%), 동대문구(7.3%), 마포구(7.2%), 동작구(6.8%), 송파구(6.7%) 등의 순이었다.
강남3구와 그 인접 지역뿐 아니라 마포구, 성동구 등 지난해 가격이 크게 오른 '한강벨트'(한강과 인접한 지역) 지역으로도 매물이 쌓이고 아파트값 하방 압력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첫째 주 서울에서 전주 대비 아파트값이 오른 지역은 양천구(0.20%)·중구(0.17%)·중랑구(0.08%)·도봉구(0.06%) 등 4곳에 그쳤다.

다만, 매도자와 매수자 간 치열한 눈치 보기 장세가 펼쳐지면서 실제로 성사되는 매매 계약은 매우 드문 상황이다.
매도 희망자는 가능한 한 가격을 적게 내리는 수준으로 호가를 매겨 수요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매수 수요자들은 지금보다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관망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근처에 있는 한 공인중개업체의 대표는 "전용 84㎡ 기준으로 호가가 33억원까지 떨어져서 나왔다"며 "1월에 역대 최고가로 계약된 36억원 대비 3억원 낮아진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급매물은 조금씩 나오는데 입질은 없다"며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 싸움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3월 말은 돼야 거래가 조금씩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도 "매도자와 매수자가 눈치를 보고 있어 계약이 체결된 사례는 거의 없다"며 "3월 하순은 돼야 하나둘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가 급매물 거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체 가격 지표의 하락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5주 연속(0.31%→0.27%→0.22%→0.15%→0.11%→0.09%) 둔화하며 보합 사정권에 들어온 상태다.
우리은행 남혁우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시작된 가격 조정 흐름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라며 "3월 말에서 4월 초에 추가 급매물이 출회할 가능성이 커 서울의 아파트 가격 지표가 하락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권대중 석좌교수는 "5월 9일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일이 다가올수록 급매물이 늘고,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토지거래 허가에 통상 2주일 정도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에 가격이 조정된 급매물이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