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중동 데이터센터 공격 첫 사례…클라우드 인프라 군사 표적 부상
AI 무기·드론 수요 확대에 메모리·반도체 공급 압박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투자 위축 등 단기적으로 미칠 부정적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시에 앤트로픽 클로드 같은 상업용 인공지능(AI)이 실전에 투입되며 AI 역량 확보의 중요도가 더욱 부각된 점, 걸프 산유국을 중심으로 자국산 클라우드·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업계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IDC "3개월내 종전 시 올해 IT 성장률 1%P 위축"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 2일 발간한 '중동 전쟁이 해당 지역과 글로벌 IT 지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3개월 내 종전을 전제로 올해 글로벌 IT 성장률이 10%에서 9%로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직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경기 침체이나 장기전의 시나리오에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며 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메모리 공급 악화를 가장 큰 위협 변수로 꼽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시작된 유가 급등이 장기화할 경우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다며 이는 데이터센터 운영비·반도체 생산비·물류비 전반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이 AI 무기·드론용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려 이미 공급이 빡빡한 메모리 시장을 더욱 압박하고 메모리 부족으로 오르고 있는 기기 가격에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을 보태면서 PC·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리라는 예상은 IT 업계에 악재로 분석됐다.

아울러 보고서는 이란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데이터센터를 공격한 데 대해 빅테크의 클라우드 인프라가 군사 작전의 직접적인 피해 대상이 된 첫 사례라고 주목했다.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을 위한 데이터센터 복원력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관측됐다. 기업들이 재난 대응(DR)을 위해 멀티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분산 전략을 본격화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 지역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국가는 국내 AI 반도체 업계가 데이터센터용 칩 시장을 확대하려는 거점에 해당한다.
IDC 보고서는 또 미국이 앤트로픽 클로드, 팔란티어 등 AI 기업을 앞세운 'AI 활용전'이 본격화한 양상을 통해 향후 걸프 산유국을 중심으로 자국산 클라우드·AI 인프라 투자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역시 자체 AI 기술력이 없는 국가들에 미국·중국 이외의 소버린 AI 구매 선택지를 제공하려는 우리나라 AI 업계에 장기적인 시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고서는 "중동 지역의 AI 인프라 투자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두바이 AI 페스티벌' 참여 잠정 보류…"예의주시 중"
중장기적으로 이번 전쟁이 국내 AI·IT 업계의 중동 시장 확대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포화가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업계 활동은 위축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중동IT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다음 달 초 열릴 예정인 '두바이 AI 페스티벌' 참여 잠정 보류하고 최근 참여 대상 업계에 공지했다.
다만, 행사 취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전쟁 전개 양상을 예의 주시 중인 상황이다.

국내 한 신경망처리장치(NPU) 업체도 다음 달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을 계획했다 보류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투자·수출 위축이 아직 실감 나는 편은 아니다"라면서 "국방 분야에 AI가 활발히 활용되는 부분은 AI 반도체 업계로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중동 지역의 IT 분야 수출은 전체 0.8%에 그치고 반 이상이 사우디아라비아, UAE에 집중돼 있어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유가 상승, 공급망 재편 등 거시경제 상황이 IT 산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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