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석유·가스 의존도 높은 韓·대만·인도·태국 등 지목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속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중국보다 한국 경제가 더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형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의 석유·가스 무역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2.1% 수준이며,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GDP 성장률이 직접적으로 0.2∼0.3%포인트씩 줄어든다는 게 모건스탠리 측 추산이다.
보고서는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될 경우 아시아의 거시경제 전망에 하방 위험을 키울 것"이라면서 "공급 측면이 주도하는 유가 급등은 (아시아의) 성장률과 거시 안정성 위험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석유·가스 무역적자가 GDP의 1.8%로 비교적 낮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며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 지역의 높은 무역 의존도를 거론하면서 "전 세계 성장·무역의 하방 위험 증가에 따라 (아시아 지역) 성장에 간접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동남아 최대 금융기관인 DBS은행의 서브로 사카는 이날 온라인 세미나에서 중국이 중동·이란산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면서도 필요한 경우 러시아산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1∼2주 이어질 경우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20% 오를 수 있다며, 이는 수입산 LNG 비중이 높은 동북아 국가들에 특히 악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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