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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돋보기] 검색창 대신 지갑 연 AI 에이전트…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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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돋보기] 검색창 대신 지갑 연 AI 에이전트…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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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돋보기] 검색창 대신 지갑 연 AI 에이전트…판이 바뀐다
    포털 관문 약화, OS·디바이스 권력 부상
    네이버·카카오 광고 모델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내주 금요일 제주도로 가는 최저가 항공권이랑 평점 4점 이상 숙소 2박 결제해 줘."
    스마트폰에 대고 한마디만 던지면 화면 터치 한번 없이 탐색부터 예약, 결제까지 일사천리다.
    묻는 말에 답만 하던 인공지능(AI)이 직접 앱을 켜고 상거래를 주도하는 'AI 에이전트(비서)' 시대가 막을 올렸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 향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20여년간 웹 생태계를 지탱해 온 '검색→광고 클릭→플랫폼 접속→결제'라는 수익 모델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 "생성 넘어 실행"…앱 오가는 번거로움 없앴다
    글로벌 빅테크의 시선은 이미 '생성'을 넘어 '실행'에 꽂혔다.
    오픈AI는 사용자를 대신해 웹 브라우저를 직접 조작해 예약·결제를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기능을 선보였고, 우리나라에서도 파트너십·법인 설립을 통해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앤트로픽도 마우스와 키보드를 쥐고 컴퓨터를 직접 다루는 '컴퓨터 유즈(Computer Use)' 기능을 선보였다.

    모바일 영토를 양분한 구글(제미나이)과 애플(애플 인텔리전스)의 행보도 매섭다. 기기 내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에 파고들어 여러 앱을 오가는 번거로움을 자연어 명령 하나로 압축해 냈다. 인터페이스 자체의 혁명이다.
    국내 플랫폼의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운 네이버는 검색·쇼핑·예약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고, 카카오[035720]는 톡비즈 생태계를 에이전트형으로 진화시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 검색광고 밥줄 쥔 포털엔 '치명타'
    AI 에이전트의 부상은 포털 중심의 검색광고 생태계엔 치명타다.
    소비자가 검색창에 키워드를 치고 파워링크를 눌러 쇼핑몰로 들어가던 '관문' 역할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양대 포털의 핵심 실적과 직결된다.
    네이버의 2024년 연결 매출은 약 10조7천억원, 2025년에는 12조원 안팎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검색광고를 포함한 서치플랫폼 매출은 연간 약 4조원 수준으로, 전체의 30%대 중반을 차지한다.
    카카오는 2024년 기준 연간 7조8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고, 이 가운데 카카오톡 기반 광고·커머스인 '톡비즈' 매출이 약 2조원에 달한다. 톡비즈 광고만 떼어 놓고 봐도 연간 1조원을 웃돈다.

    AI가 알아서 최적의 상품을 골라 결제창으로 직행하면 이용자가 검색 결과나 배너 광고에 눈길을 줄 이유가 사라진다. 주도권을 뺏기면 자칫 단순 '정보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에 감도는 이유다.
    판이 바뀌면서 산업 판도도 요동치고 있다.
    핵심은 기기(디바이스)와 운영체제(OS)를 장악한 기업이 커머스 권력까지 쥐게 된다는 점이다.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본격화할수록 삼성전자, 애플, 구글 같은 하드웨어·OS 강자가 생태계의 '최종 수문장'으로 올라선다.
    반면 여행·배달·쇼핑 앱들은 고유의 사용자 환경(UI)이라는 경쟁력을 잃고 빅테크의 AI 비서에게 데이터만 상납하는 신세로 밀려날 처지다. 기기와 OS 장악력이 디지털 커머스 지배력으로 직결되는 셈이다.


    ◇ 지갑 연 AI…결제 사고·해킹 책임은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보안'과 '책임 소재'다.
    지갑을 직접 여는 AI가 대규모 언어 모델(LLM) 특유의 환각이나 오류로 엉뚱한 고가 상품을 결제했을 때 피해 보상 책임을 누가 질지 명확한 규정이 없다.
    플랫폼이 자사나 제휴사 상품을 교묘하게 최우선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꼼수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보안 위협은 국가적 재난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 에이전트 하나에 신용카드, 금융 자산, 생체 정보 등 극도로 민감한 데이터가 모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해커들에겐 완벽한 '단일 표적'이다. 결제 API를 노린 해킹 공격에 뚫리면 대규모 금융 사고를 피할 수 없다.
    1월 22일 전면 시행된 'AI기본법' 시행령은 신용평가 등 10개 분야를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율 결제 기능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이들 고영향 영역과 결합할 경우 규율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에이전트형 결제 구조에 특화된 세부 가이드라인은 아직 정비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AI 에이전트 전면전은 차세대 디지털 경제의 관문을 장악하기 위한 인프라 전쟁이다.
    우리는 마냥 이런 화려한 AI 신기술에 취해있을 때가 아니다.
    AI 에이전트의 자율 행동에 대한 철저한 추적과 더불어 철벽같은 보안 아키텍처, 촘촘한 책임 소재 규명 등 제도적 방파제를 서둘러 쌓아 올려야 할 시점이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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