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 명의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재선 축하를 또다시 패싱하는 분위기다.
24일 연합뉴스가 중국 외교부 발표와 관영매체 보도를 분석한 결과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재선출된 지난 18일 이후 이날까지 시 주석 명의의 축전 발송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극우 성향 다카이치 총리 선출을 반기지 않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총리 취임 당시에도 시 주석이 아닌 리창 국무원 총리 명의로만 축전을 보냈다.
당시에도 중국은 리 총리의 축전 발송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통상 주요국 정상 취임·재선 시 국가주석 명의로 축전을 보내온 전례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양국 관계의 냉각 기류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정상급 축하'를 생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의 불편한 기류는 외교부가 23일 밤 홈페이지에 공개한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 외신 기자들과 주고받은 서면 질의 응답에서도 감지된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다카이치 총리의 재선과 중일 관계 전망을 묻는 일본 언론의 질문에 '선거는 일본의 내정'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세우면서도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
린 대변인은 "일본 측이 반성하고 잘못을 바로잡기를 촉구한다"며 "중일 4개 정치 문건의 정신과 스스로 한 약속을 준수하고, 실제 행동으로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수호하려는 기본적인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소통은 상호 존중과 기존 합의를 준수하는 토대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일본이 중일 관게를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다카이치의 대만 관련 잘못된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이후 중국은 일본 여행·유학 자제 권고를 내리고 수산물 수입 중단과 이중용도 물자(군사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물자) 수출 통제 등 강도 높은 보복 카드를 잇달아 꺼내며 압박 수위를 높여 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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