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1% 넘게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말 간 글로벌 관세(worldwide tariff)를 15%로 기습 인상하면서 투자자들은 변덕스러운 무역 정책에 피로감을 느꼈다.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업종을 잠식할 것이라는 공포는 이날도 주가에 타격을 줬다. 이날은 보안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21.91포인트(1.66%) 떨어진 48,804.0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71.76포인트(1.04%) 밀린 6,837.75, 나스닥종합지수는 258.80포인트(1.13%) 밀린 22,627.27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불확실성은 개장 전부터 뉴욕증시에 부담을 줬다. 주가지수 선물은 아시아 장에서부터 1% 넘게 하락했다.
트럼프가 주말 동안 글로벌 관세를 15%로 인상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15%라는 수치보단 트럼프가 즉흥적으로 관세를 움직이는 점에 투자자들은 불안함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트럼프는 관세를 두고 다른 나라들을 겨냥해 으름장도 놓았다.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어떤 나라든 이번의 어처구니없는 대법원의 판결을 가지고 장난치려 한다면 최근에 막 합의한 관세보다 더 높은 관세, 그리고 그보다 더 강한 조치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이날 미국과 합의한 무역협정을 유럽의회에서 비준을 보류하기로 하는 등 트럼프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0일간 글로벌 관세 15%를 부과한 것 또한 위법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관세를 둘러싼 시계는 오리무중이다.
에드워드존스의 앤젤로 쿠르카파스 수석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글로벌 관세를 15%로 인상한 것은 경제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헤드라인에 과민 반응하지 말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AI가 파괴적 혁신을 촉발할 수 있다는 공포가 여전히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최근 앤트로픽의 AI 도구 '클로드'가 소프트웨어 업종의 '공공의 적'이 된 가운데 이날은 사이버보안주와 IBM이 타격을 받았다.
앤트로픽이 클로드 AI 모델에서 새로운 보안 도구를 시험 버전으로 선보인 여파다.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10% 급락했고 Z스케일러도 10.31% 무너졌다. 넷스코프가 12.06%, 세일포인트가 9.37% 내려앉았고 옥타도 6% 넘게 급락했다.
IBM도 충격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드가 IBM 시스템이 사용하는 컴퓨터언어 코볼(COBOL) 코드의 구조 분석과 문서화 작업 등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밝힌 여파로 13% 급락했다. 2000년 10월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AI 침공으로 각종 소프트웨어에 신용 대출이 묶인 사모펀드들도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KKR은 이날도 9% 가까이 떨어졌고 블랙스톤도 6.23%,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도 5% 내렸다. 미리 맺을 맞은 블루아울도 3.42% 추가로 하락했다.
AI 파괴론으로 화이트칼라 실업률이 급증하면서 소비 악화와 경기 침체가 뒤따를 수 있다는 공포는 금융주마저 끌어내렸다. 비자는 4.50%, 마스터카드는 5.77% 떨어졌으며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7.20% 굴러떨어졌다.
업종별로는 금융이 3.33% 급락했고 임의소비재도 2.15% 떨어졌다. 산업과 통신서비스, 기술도 1% 이상 내렸다. 반면 의료건강과 필수소비재는 1%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 기업 중에선 엔비디아와 애플만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비중이 작고 하드웨어 사업이 주요 수익원인 기업들은 AI 침공에서도 버티고 있다.
미국 동부 지역을 엄습한 눈 폭풍(블리자드)으로 항공편이 대거 결항되고 여행 수요도 얼어붙으면서 여행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여행지수(DJUSTT)는 4.61% 떨어졌다. 유나이티드항공은 5% 넘게 밀렸고 델타항공도 3%대 하락률이었다. 익스피디아는 AI 대체 가능성까지 겹쳐 7.36% 급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6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44.7%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보다 소폭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1.92포인트(10.06%) 오른 21.01을 기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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