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달러 환율 한때 '심리적 저지선' 6.9위안 밑돌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위안/달러 환율이 한때 2023년 5월 초 이후 처음으로 6.8위안대를 찍는 등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 내에서 자본 통제를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전날 오후 11시 12분께 6.8912위안까지 하락했고, 비슷한 때 역내위안/달러 환율도 6.8991위안을 찍었다.
위안/달러 환율이 장중 6.9위안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3년 5월 초 이후 처음이다.
한국시간 이날 오후 1시 33분 기준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6.9031위안,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6.9061위안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위안/달러 환율은 1%가량 하락한 상태다.
최근의 위안화 강세에는 주식·채권 등 중국 자본시장 호조에 더해 춘제(설) 연휴를 앞둔 수출기업들의 위안화 수요 등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 수출 실적이 여전히 견조하고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위안/달러 환율이 6.7위안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중국 저명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약달러 상황이 위안화의 매력을 높일 역사적 기회라고 평가하면서, 국내외 송금 등 자본시장 통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중국에서는 2015년 자본 유출에 따른 위안화 가치 급락 이후 자본 계정 개혁에 대한 논의가 힘을 잃은 바 있는데, 최근 들어 10년 만에 처음으로 학계·재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다.
중국국제금융(CICC)의 먀오옌링 수석전략가는 최근 대규모 자본 유출을 촉발하지 않으면서도 이러한 개혁을 추진할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본계정을 개방하고 환율 유연성 확대를 용인할수록 더 많은 자본이 유입될 수 있다"며 "달러가 전략적·지속적 약세 사이클에 진입한 반면 위안화는 강세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자본계정 개방 수준을 높일 적기"라고 봤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정책 여파 등으로 미국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중국 자산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졌다고 밝혔다.
칭화대 쥐젠둥 교수도 이에 동조하면서, 지정학적 위험 고조 및 위안화 절상에 따른 우호적 환경 등을 감안할 때 올해와 내년이 자본계정을 개방할 '전략적 기회'라고 봤다.
중태(중타이)금융국제의 리쉰레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질 구매력 기준 위안화 가치의 저평가는 전 세계 유동성 부족 때문이라며, 자본 계정 개방이 위안화의 국제적 이용 가능성을 늘려 위안화 가치 절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견해는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가 이달 초 위안화의 기축통화 지위 등 금융강국 목표를 밝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24년 초 연설을 재조명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강력한 통화를 갖춰야 한다. 국제 무역·투자와 외환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한편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당국의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서둘러 큰 변화를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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