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로 "조국 봉사 최선의 방법은 우리와 협력하는 것"…中 "침투 단호히 타격"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정성조 특파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중국 군부 부패 의혹에 불만을 품은 내부 인사를 겨냥한 휴민트(인적정보망) 모집 영상을 공개하며 대중 정보전을 강화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CIA는 이날 중국 군 내부에서 정보원을 모집하기 위한 새 홍보 영상을 유튜브 등 온라인에 공개했다.
영상은 중국 인민해방군 내 부패 문제를 부각하며, 최근 군 장성들과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해임된 사실을 언급한다.
영상에서는 가상의 중국군 중간급 장교가 등장한다.
이 장교는 중국어로 "날이 갈수록 당 지도부가 지키려는 것은 자기 주머니뿐"이라며 "그들은 거짓을 토대로 경력을 쌓았지만 서서히 무너지고 있고, 우리는 그들이 남긴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말한다.
카메라는 장교의 가족들을 비추고, 장교는 "그들의 광기가 내 딸의 미래가 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고 말한다.
영상은 CIA 로고를 보여주고, 조국에 봉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CIA에 협력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이 영상은 최근 불거진 중국군 수뇌부의 부패와 숙청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중국 군 서열 2위인 장유샤(75)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제1부주석과 류전리(61) 중앙군사위원 겸 연합참모부 참모장 등이 실각했는데, 중국 국방부는 이들이 '중대한 기율 및 법률 위반'으로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통상 부패 혐의 조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국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의 정보기관 사이에선 이를 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군 부패 척결 시도인지, 정치적 도전 세력에 대한 대응인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미 정보당국은 중국군 내 잇따른 부패 의혹이 상관들의 사익 추구에 불만을 품은 군 내부 인사들을 포섭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IA는 최근 수 년간 중국 내 정보원 확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 정보원 모집을 홍보하는 영상 두편을 공개했고, 존 랫클리프 국장은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CIA는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해서도 중국인들이 당국의 감시를 피해 다크웹이나 가상사설망(VPN) 등으로 접촉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NYT는 CIA가 2010∼2012년 중국 내 정보망이 무너진 이후 재건에 주력해왔다고 전했다.
당시 중국은 10명이 넘는 정보원을 처형하거나 수감했고, CIA와 정보원들이 통신하기 위해 사용하던 비밀 시스템도 중국과 이란에 의해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CIA 영상을 반(反)중국 세력의 행동으로 규정하면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해외 중국 세력의 침투·파괴 활동을 단호히 타격하고,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며 "반중국 세력의 의도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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