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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기술패권 수혜 누리던 유럽, 이젠 주권침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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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기술패권 수혜 누리던 유럽, 이젠 주권침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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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금융·기술패권 수혜 누리던 유럽, 이젠 주권침탈 우려
    유로존 거래 3분의 2 이상은 비자·마스터카드 결제망 사용
    유럽 경제학자들 "우리 돈에 대한 통제권 잃을 수도…명백한 국가안보 이슈"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유럽이 미국의 금융·기술 패권에 따른 '주권 침탈'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전 세계 금융 네트워크와 기술 시스템을 지배하는 미국이 유사시 유럽의 금융 독립성을 침해하고 국가기밀 데이터까지 넘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12일(현지시간)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분석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유로존 내 금융 결제 거래의 3분의 2 이상은 미국 기업인 비자와 마스터카드 결제망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트리아·스페인·아일랜드 등 최소 13개국은 온라인 결제는 물론, 매장 내 결제에서도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대체할 자체적인 결제 수단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유럽 내 경제학자 70명은 지난달 유럽 의회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유럽이 경제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인 돈에 대한 통제권을 잃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높은 금융 분야 의존도는 유사시 유럽 국가들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돌변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시도 이후 유럽의 지도자들은 과거 적대국에만 국한됐던 금융 제재의 총구가 유럽에도 향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기 시작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 판·검사들이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여부를 조사했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제재를 가한 전례가 있다.
    당시 미국은 제재 대상자들의 디지털 금융서비스 접속을 전면 차단했으며, 이들은 신용카드 결제가 막히고 구글 이메일 계정까지 폐쇄되는 등 사실상 일상이 완전히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ICC 제재 사례를 언급하며 "이는 우리가 우리 안마당에서조차 실질적으로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매우 구체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럽에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보유한 민감한 개인정보와 관련한 보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해외정보감시법(FISA) 개정안과 '클라우드 액트'(CLOUD법) 등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미국 행정부는 영장 없이 외국인의 통신 내용을 감시하고 기업에 데이터 제출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특히 행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등 거대 빅테크 기업에 데이터 제출을 요구할 경우 유럽 각국의 민감 정보가 미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댄 데이비스 전 영국 중앙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은 유럽인들의 수요를 지렛대 삼아 유럽을 압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간파했다"며 "이제 이것은 명백한 국가안보 이슈"라고 NYT에 말했다.
    이에 따라 유럽은 금융서비스·빅테크 등 분야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각국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구축 및 인공지능(AI) 개발 등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며, 현금을 대체할 디지털 결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디지털 유로'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민감 정보 노출을 우려한 프랑스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미국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 사용을 중단하고 자국산 서비스인 비지오로 전환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기술 분야에서 대미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NYT는 짚었다.
    당장 유럽 내부에서도 디지털 유로 도입이나 자체 인프라 구축에 대한 반대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기술 측면에서도 유럽은 이미 상당 부분 뒤처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유럽은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의 약 22%를 점유했으나, 2022년에는 비중이 11%로 떨어졌다.
    더구나 영국이나 독일 등 주요국의 AI 프로젝트 역시 대부분 미국 기술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mskw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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