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DP 성장률 5.11%…무디스는 '부정적' 전망
"정책 예측 가능성 저하…재정·금융 안정성 우려"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지난해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3년 만에 최고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들어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통계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1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2년 5.3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23년과 2024년 성장률은 5.05%, 5.03%였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5.39%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1%를 웃돌아 2022년 3분기(5.73%) 이후 최고치였다.
가계 소비가 연간 4.98% 증가해 2019년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으며, 투자 증가율도 5.09%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았다.
통계청은 4분기에 시행된 16조2천300억 루피아(약 1조4천100억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가계 소비 증가에 기여했으며, 투자도 성장을 이끈 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부양책에는 1천830만 가구에 대한 쌀 배포, 관광 부문 종사자의 소득세 면제 조치 등이 포함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5%였던 성장률을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내세운 목표치인 8%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재정 적자가 지나치게 늘어나 재정건전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24년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대통령은 연간 약 280억 달러(약 41조2천억원)를 투입해 전국 초중고생과 아동·영유아·임신부 등 9천만 명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사업을 비롯해 대규모 복지 지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최근 자신의 조카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부총재로 임명해 독립성 훼손 논란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전날 무디스는 인도네시아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또 인도네시아 정부가 재정적 압박, 외환보유고 감소, 국영기업 부채 우려를 해결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현행 Baa2인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이번 조치의 이유로 '정책 결정의 예측 가능성 저하'와 비효율적인 소통을 꼽으면서 이는 정책 효과를 저해하고 거버넌스 약화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경우, 견고한 경제 성장과 거시경제·재정·금융의 안정성을 뒷받침해 온 인도네시아의 오랜 정책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성명을 내고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약화하고 있다면서도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견고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도 잘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거시경제·금융 안정성 유지를 위해 정책 시너지를 강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해 정책 관련 소통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싱가포르 대형 은행 OCBC는 보고서에서 무디스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이 경고 신호라면서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경우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뒤따라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세계적 주가지수 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도 인도네시아 증시의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며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을 현행 신흥시장에서 프런티어시장으로 강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MSCI 발표 이후 이틀 동안 약 8% 급락한 인도네시아 증시 대표 지수 자카르타 종합지수(JCI)는 이날 오전 약 2.3%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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