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베네수엘라산 원유 제재시 中 민영정유사 타격"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이 중국의 이란·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에 대해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민영 정유사들이 타격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들이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논의 안건 중 하나가 '중국의 미국산 석유·천연가스 구매'였다고 공개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일 원유 매장량 세계 1위인 베네수엘라를 공격,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고 석유 자원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거래할 수 있도록 포괄적 수출입 허가를 발급했지만, 미국 제재로 중국·러시아·이란 기업들은 여전히 거래가 막혀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달 12일 이란과 교역하는 모든 국가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고, 이는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도 해석됐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이란·베네수엘라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이들 국가로부터 저렴하게 원유를 구매해오던 중국이 압박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상으로는 이란·베네수엘라산 원유 직접 수입이 제한적인 수준이다. 중국은 2023년 이후 이란산 원유 수입이 없고, 베네수엘라산은 지난해 전체 원유 수입의 0.1%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보면 비공식적 거래가 상당한 수준으로, 이란은 지난해 중국 업체들에 하루 평균 138만 배럴(bpd) 규모 원유를 수출했다.
중국의 전체 해상 원유 수입에서 이란산 비중은 2024년 14.5%, 지난해 13% 수준이었고 베네수엘라산 비중은 4% 미만이었다.
중국은 이란·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부인하고 있지만, 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은 2024년 상당 규모의 이란산 원유가 제재 회피를 위해 말레이시아산으로 원산지를 바꿔 중국으로 수출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파르타원자재의 준 고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국유업체가 아닌 민영) 독립 정유회사들은 저렴한 이란·베네수엘라·러시아산 원유로 이득을 봐왔다"면서 베네수엘라산 수입이 막힐 경우 그다음으로 저렴한 이란·러시아산 수입을 늘릴 것으로 봤다.
이어 "부정적 상황 발생 시 이들 정유사는 더 비싼 캐나다·브라질·중동산에 의지해야 할 것"이라며 이 경우 이윤이 없어 공장 가동률이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인 리스타드 에너지의 아디트야 사라스와트도 미국의 대이란 관세로 중국의 독립 정유사들이 가장 타격받을 전망이며, 중국이 러시아산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침 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일부 독립 정유사들이 여전히 서방 제재에 노출돼 있지만, 대체로 이러한 여파를 완화하기 위한 운영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봤다.
케이플러의 쉬무위 애널리스트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강화 시 해당 원유를 구매하는 독립 정유사가 영향받지만, 국유 기업들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너지는 중국이 원유 수입선 다변화, 단기 충격 완화를 위한 비축유 활용, 국내 공급·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책 도입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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