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150개로 늘린다…방문자 심층상담해 200여명 복지 연계 지원
"계란 훔쳤다 구속된 사람들 얘기서 시작"…李대통령 언급에 주목

(청주=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신용불량자 A씨는 지인으로부터 '그냥드림센터'에 가면 즉석밥과 라면 등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끼니를 해결하러 간 그는 센터 측의 안내에 따라 사회복지사와 상담했고 이를 계기로 행정복지센터의 긴급복지 지원을 받았다. 한 걸음 나아가 A씨는 채무조정 절차까지 안내받아 재기를 모색 중이다.
먹을 것마저 궁해 찾아오는 이들에게 이처럼 손길을 내미는 곳이 그냥드림센터다. 당장의 배고픔만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지원을 모색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4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신한금융그룹,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사회복지협의가 힘을 합해 작년 12월 전국 각지에 그냥드림센터를 개소한 후 2개월 만에 3만6천여명이 찾아왔는데 그중에 6천여명이 기본상담을 받았다.

2천200여명은 심층 상담으로 이어졌고 이런 과정을 거쳐 200여명을 상대로 복지사업이 진행 중이다. 센터가 위기로 내몰린 이들을 찾아내기 위한 일종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정부는 현재 전국 67개 시군구에 107개를 운영 중인 그냥드림센터를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5월까지 150개로, 올해 말까지 3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이날 충북 청주시 소재 그냥드림센터(먹거리 기본보장 코너)를 찾아갔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의 목표는 첫 번째로는 초혁신 경제를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며 "따뜻한 공동체로 가는 길 위에 있어야 경제가 잘 되는 게 의미가 있다"며 기획처 출범 후 첫 현장방문으로 그냥드림센터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임 대행은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센터가 제공하는 물품과 센터 이용 절차 등을 확인하고 위기에 처한 수혜자의 입장이 돼 상담을 받기도 했다.
그는 "우리에게 웬만한 복지 제도는 이미 갖춰져 있지만 문제는 이용하셔야 할 분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사각지대가 좀 있는 것 같다"며 "이런 것을 메우는 게 진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임 대행은 이어 "현장에 계신 분들이 잘해 주셔야 진짜 선진국으로 간다"며 "그 역할을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담당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 간극을 메우도록 중앙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기획처에서 공직자로서의 기초를 배우고 있는 수습 사무관 7명과 함께 센터를 찾아갔으며 쌀, 식품 키트 등 소정의 물품을 기부했다.
그냥드림센터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어려운 이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주변에 잘 알려달라 당부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정책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사실 배가 고파서 계란 한 판 훔쳤다가 구속된 사람들 이야기"라고 그냥드림센터의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임 대행은 가족돌봄청년, 고립·은둔청년 등에게 심리상담·자기계발 등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충북 청년미래센터도 방문했다.
청년미래센터는 재작년 8월 4개 시도에 처음 문을 열었으며 작년 말까지 가족돌봄청년 2천600여명에 상담·방문간호 서비스 연계 등의 지원을 제공했다.
맞춤형 상담 토대로 고립은둔청년 1천700여명이 사회복귀준비 또는 일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임 차관은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 센터 등 관계자와 간담회를 하고서 당사자들이 신청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복지 정책을 펼치자고 당부했다.
기획처는 복지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주요 예산을 2025년 3천572억원에서 2026년 4천246억원으로 18.9% 증액했다.
2027년 예산을 편성할 때도 그냥드림센터, 인공지능(AI) 복지 행정 등을 두텁게 지원해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 발굴 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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