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운영사 CK허치슨, 판결 불복…국제 중재절차 돌입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홍콩기업 CK허치슨홀딩스의 파나마 운하 항만 운영권을 무효로 한 파나마 대법원 판결과 관련, 중국 정부가 미국 패권에 굴종한 행위라면서 엄중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이하 판공실)은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파나마 당국과 CK허치슨의 운하 내 크리스토발·발보아 항만 운영권 계약 자체를 '위헌'으로 본 판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판공실은 "이번 일은 국가 신용을 스스로 허문 것이라 할 만하다. 제 발등을 제가 찍은 것과 같다"면서 "패권에 굴종하고 나쁜 사람의 앞잡이로 나쁜 짓을 한 것이다. 수치스럽고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파나마 당국이 완전히 패권에 무릎 꿇고 아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판공실은 미국을 겨냥해 "어떤 국가는 유아독존식 패권 논리를 신봉하면서, 누누이 '국가안보'와 '지정학적 전략'을 간판으로 해 타국이 자기 뜻에 복종하고 제3국 기업을 탄압하도록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상업적 문제를 정치화해 충돌·대립·억제·디커플링을 선동하고, 국제 정치경제 질서를 파괴하고 평화·발전·협력·상생의 시대적 조류를 어긴다"고 지적했다.
또 주권국인 파나마가 패권에 굴복하면서 파나마의 사법 독립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고도 말했다.
판공실은 "패권적 괴롭힘에 대해 절대 좌시할 수 없다"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 중국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단호히 지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강권정치와 패권주의에 굴종하지 않으며, 국제 경제·무역 질서의 공평성·공정성을 지킬 충분한 수단과 능력이 있다"라며 "파나마 당국이 정세를 확실히 이해하며 잘못을 깨닫고 방향을 고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자기 고집대로만 하고 잘못을 깨닫지 못하면 정치·경제적으로 모두 엄중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판공실은 이번 판결에 대해 "황당무계하기 이를 데 없다", "거칠고 야만스러운 방식" 등의 표현을 쓰면서 "사실을 돌보지 않고 신의를 저버렸다"고 강력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
운영권 계약을 맺은 지 30년이 다 돼가는 가운데 법률상 변화나 위법 사실도 없는 상황에서 위헌 결정을 한 것은 법치 원칙과 계약 정신을 유린한 것이란 주장이다.
CK허치슨 측은 이번 판결에 반발해 국제 중재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CK허치슨 측은 공시를 통해 "파나마 측 조치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국내외 법적 절차를 포함한 추가 대응을 위해 변호인단과 계속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서반구를 중시하는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한 뒤 베네수엘라를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고 그린란드·캐나다에 대한 지배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파나마 운하가 중국 영향력 아래에 놓였다"면서 미국이 1999년 파나마에 넘긴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환수하겠다고 선언했다.
파나마는 이후 지난해 2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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