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위협 직면해 협력 약속…트럼프 1기 정부 때에도 갈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가 미국과의 해묵은 수자원 분쟁 해결을 위해 양국 간 합의된 최소한의 수량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멕시코 외교부는 농업부·환경부·수자원위원회(Conagua)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1944년 맺은 조약의 틀 안에서 멕시코와 미국 정부는 극심한 가뭄 상황을 고려한 브라보강(미국명 리오그란데강) 유역 수자원 관리를 위한 기술적 계획을 도출했다"라며 "우리는 미국에 연간 최소한의 공급량을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는 5년 기준 175만 에이커풋(acre-foot·약 21억5천만㎥)의 물을 미국 측에 공급하기 위해 관련 내부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1년 평균으로 따지면 35만 에이커풋(약 4억3천만㎥)에 해당한다.
에이커풋은 관개 수량의 단위로, 1에이커풋은 대략 1천233㎥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 수자원 관리를 위해 설립된 국제 국경·수역위원회(CILA·미국 약어는 IBWC) 홈페이지 자료를 보면 멕시코는 1944년 협약에 따라 브라보강(미국명 리오그란데강)에서 5년 기준 21억5천만㎥의 물을 미국에 보내야 한다. 반대로 미국은 콜로라도강에서 매년 약 19억㎥의 물을 멕시코로 보내기로 했다.
미 의회조사국(CRS·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에 따르면 멕시코는 가장 최근의 5년 주기 종료(지난해 10월 25일)를 몇 달 앞둔 지난해 7월까지 73만 에이커풋(약 9억㎥)을 보내는 데 그쳤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는 심각해진 가뭄과 자동차·전자제품 생산 시설 증가에 따른 산업용수 수요 급증 등 때문에 정해진 만큼의 물을 미국 쪽으로 공급하지 못했다고 피력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의 협정 위반이 아름다운 텍사스 작물과 가축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물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으면 멕시코산 수입품에 "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 합의 과정에서 멕시코는 이전 주기 동안 누적된 미공급 '물 빚'을 갚기 위한 세부 프로세스와 관련해서도 미국과 이견을 조율했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과 멕시코 간 물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위해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적었다.
미국과 멕시코는 트럼프 1기 정부 때인 2020년에도 이 사안으로 갈등을 빚었다. 당시 미국 쪽으로 물을 방류하지 못하도록 댐을 점거한 멕시코 북중부 치와와주(州) 농민과 국가방위대원 간 충돌로 1명이 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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