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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 버린 BBC, 유튜브로 날다…공영방송의 새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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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 버린 BBC, 유튜브로 날다…공영방송의 새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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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테나 버린 BBC, 유튜브로 날다…공영방송의 새 공식
    지상파 없는 미래 설계한 BBC, 디지털 퍼스트 전환
    이사회·공정성 논쟁에 머문 한국 공영방송의 현실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영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 BBC가 최근 유튜브와 파격적인 조건으로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으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가운데 지상파 방송국이 경영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시대 공영방송의 미래와 위상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영신 동국대 대우교수 겸 미디어엔터연구소 C&X 대표는 3일 '안테나의 종말과 콘텐츠의 생존'이라는 글을 통해 2022년부터 2030년대 지상파 송출 중단을 선언하고 실행에 옮겨온 영국 BBC의 행보가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미디어 정책은 여전히 주파수를 중심으로 한 20세기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다"며 지상파 미디어를 둘러싼 논의가 이사회의 구성과 보도 공정성 등에 치우쳐 넷플릭스, 유튜브의 국내 시장 잠식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 2022년부터 '지상파 없는 미래' 그려온 BBC
    분석에 따르면 영국은 정부와 공영방송이 생존을 위해 합심한 뒤 '지상파 없는 미래'를 차근차근히 설계해왔다.
    그 시발점은 2022년 팀 데이비 전 BBC 사장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 관련 공론장인 왕립 텔레비전 협회에서 2030년대 지상파 송출 중단을 예고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데이비 전 사장은 "지상파 송출 중단은 '만약'의 문제가 아닌 '언제'의 문제"라며 BBC가 전파를 쏘는 방송사로 남아서는 안 되고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퍼스트 미디어 조직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의 정의를 전파를 쏘는 행위(broadcast)에서 시청자에게 닿는 행위(reach)로 과감히 재정의했다는 평가다.

    이후 BBC는 교양 채널 'BBC 포(four)'와 어린이 채널 CBBC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뒤 2027년 중단을 앞두고 있으며 2023년부터 잉글랜드 전역의 로컬 라디오 AM 송출을 순차적으로 중단하며 디지털 라디오나 앱 청취를 유도하고 있다. FM에 대한 신규 투자도 중단했다.
    지상파 송출 중단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는 2034년 주파수 이용 완료 시점을 앞두고 올해 안으로 송출 중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 영국 규제당국·의회 '지상파 너머의 방송' 뒷받침
    BBC는 자체 행동에 나섬과 동시에 정부에 "안테나의 시대는 10년 안에 끝나니 그에 맞는 규제 환경의 대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영국 미디어 규제 당국 오프콤(OfCom)은 2024년 'TV 전송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내고 "시청자는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이동하는데 방송사가 지상파 망을 유지하기 위한 송출비와 스트리밍 서버 비용(DCN)을 동시에 부담하고 있다"고 BBC와 문제의식을 같이 했다.
    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해 지상파 송출의 비용 대비 편익이 무너지는 임계점이 2030년대 중반에 도달할 것임을 경고하면서 결국 콘텐츠 질적 저하뿐 아니라 지상파 플랫폼이 붕괴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오프콤은 BBC 등 핵심 공영 채널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온라인으로 이동시키는 방안, 적은 주파수로 방송을 유지하도록 송출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보편적 인터넷 접근권을 전제로 한 송출 완전 중단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봤다.
    지상파가 점유하던 우량 주파수 대역(600·700㎒ 등)을 5G·6G 통신망으로 전환하면 국가에 생기는 경제적 이익을 활용해야 한다고도 첨언했다.

    BBC는 지상파 송출을 끊었을 때 수많은 콘텐츠가 존재하는 인터넷 시장에서 보편적 접근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이에 영국 의회는 2024년 5월 방송법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통과시킨 미디어 액트를 통해 안테나(전파 송출)를 포기할 경우 TV 앱 배치 화면의 '골든존'을 BBC에 배정하라며 스트리밍 시대에 공영 방송 보호를 보장했다.
    지상파 시대 채널 1번이 BBC의 기득권이었는데 TV 제조사와 플랫폼 사업자에 스마트 TV의 홈 화면 최상단, 즉 시청자 눈길이 가장 잘 닿는 '골든 존'에 공영방송 앱을 배치할 것을 의무화하는 입법에 나선 것이다.


    ◇ 유튜브와 '압도적 계약' BBC…한국 지상파 갈 길은
    미디어 액트를 통해 TV에서 안전을 보장받은 BBC는 과감한 외부 확장 시도에 나섰고 그 결과가 유튜브와 계약 체결이라는 것이 조 대표 관점이다.
    조 대표는 "BBC와 유튜브의 계약은 그렇고 그런 일반 사업자의 콘텐츠 공급 계약이 아니며 BBC가 콘텐츠의 우월함을 내세워 남들과는 다른 '압도적 계약'(랜드마크 딜)을 맺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BBC는 자존심을 굽히고 유튜브에 들어가는(콘텐츠를 공급하는) 대신 다른 사업자는 얻을 수 없는 특권을 챙겼다는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구글이 독점하는 유튜브 내 광고 영업권을 BBC 자회사가 확보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유튜브 생태계 안에서도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주체적인 수익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다른 콘텐츠 사업자가 유튜브로부터 광고 수익을 할당받고 유튜브가 자신의 콘텐츠로부터 얼마의 이익을 거두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과 천양지차라는 것이다.
    일반 크리에이터가 구글이 전달하는 수동적인 통계(구글 애널리시스) 리포트만 손에 얻을 수 있는 것에서 나아가 BBC는 광고 도달 및 효율에 관한 원천 데이터 접근권도 갖게 됐다.
    여기에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과 뉴스피드에 BBC가 먼저 노출되는 우대도 받는다.
    유튜브 역시 세계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BBC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광고주에게 안심하고 광고를 유치할 수 있는 기반과 신뢰도를 확보한 이득을 얻었다.
    조 대표는 "한국 미디어 정책은 여전히 지상파 사수라는 낡은 도그마에 갇혀 방송사는 콘텐츠 경쟁력을 잃어가고 젊은 세대는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다"면서 BBC의 과감한 디지털 미디어 전략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공론화할 때라고 강조했다.
    c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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