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쇼크'에 美증시·귀금속값 급락 여파…亞증시 동반 하락
외인·기관 '팔자'에 개인 4조원 순매수로 지탱…코스닥도 4%↓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코스피가 '매파'로 여겨지는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차기 의장 지명, 은값 폭락 등의 충격에 2일 5% 넘게 급락했다.
뉴욕 증시를 시작으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장 중 '패닉셀링'(공황 매도)이 나타나며 5,0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5,084.85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5,000대를 달성한 이후 4거래일 만에 5,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1.74포인트(1.95%) 내린 5,122.62로 출발해 곧장 5,000선이 깨졌지만, 이후 낙폭을 점차 줄이는 듯했다. 그러나 오전 10시를 지나면서 가파르게 떨어져 한때 4,933.58까지 밀렸다.
코스피 급락으로 낮 12시 31분 올해 첫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정지)가 발동하기도 했다.
매도 사이드카는 전 거래일 대비 코스피200 선물(최근월물)이 5% 이상 하락 후 1분간 지속되면 발동한다. 발동 시점부터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되며 5분 경과 후 자동 해제된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8원 오른 1,464.3원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5천161억원, 2조2천12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올해 최대 액수인 4조5천87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쳤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1조3천579억원 매도 우위였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는 3대 주가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지난달 3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09포인트(0.36%) 밀린 48,892.4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9.98포인트(0.43%) 내린 6,939.03, 나스닥종합지수는 223.30포인트(0.94%) 떨어진 23,461.82에 장을 마쳤다.
매파적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낙점됐다는 소식은 시장에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
게다가 투기적 거래로 작년부터 급등했던 은 가격이 하루 만에 30% 넘게 폭락하면서 충격파가 증시로까지 전이됐다.
같은 날 은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5.9달러(31.37%) 급락한 78.5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금 가격도 10% 넘게 떨어졌다.
이런 영향으로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17% 내린 52,698.36, 대만 가권지수는 1.37% 떨어진 31,624.03을 나타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02%)와 선전종합지수(-1.83%), 홍콩 항셍지수(-2.84%) 등도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장중 패닉셀링으로 인해 특히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삼성전자[005930]는 6.29% 내린 15만400원, SK하이닉스[000660]는 8.69% 급락한 83만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005380](-4.40%), LG에너지솔루션[373220](-4.52%),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95%), SK스퀘어[402340](-11.40%) 등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또 전 업종이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금속(-6.98%), 전기·전자(-6.90%), 증권(-6.28%), 의료·정밀기기(-5.53%) 등의 낙폭이 컸다.
대신증권[003540] 이경민 연구원은 "기존에 언급되던 후보군 중 가장 매파적 성향으로 여겨지던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금융시장 충격이 확산했다"며 "그동안 급등세를 보였던 레버리지 자산들의 투기적 수요가 일제히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귀금속 등 일부 시장에서의 급락이 파생상품의 청산과 마진콜을 촉박하면서 증거금 보전을 위해 다른 자산의 강제청산으로 이어진 것 또한 주가 하락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039490] 한지영 연구원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낙관과 희망에 둘러싸였던 주식시장에 갑작스레 폭락세로 전환하다 보니 패닉셀링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도 "국내 강세장의 동력인 이익 모멘텀(동력)과 낮은 밸류이에션(평가가치) 부담이라는 재료는 변하지 않는 만큼 패닉셀링에 동참하는 건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1.08포인트(4.44%) 내린 1,098.36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20.87포인트(1.82%) 떨어진 1,128.57로 시작해 잠깐 반등하기도 했으나 점차 하락 폭이 커졌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천118억원, 4천92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5천483억원을 순매도했다.
알테오젠[196170](-4.60%), 에코프로비엠[247540](-7.54%),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2.20%) 등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에이비엘바이오[298380](0.30%)는 소폭 상승했다. 에코프로[086520]는 전 거래일 가격을 유지하며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31조9천519억원, 17조4천162억원이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총 19조459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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