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사고들에도 미국·이스라엘의 '외부 공격설' SNS 확산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이란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 사고가 현지 사회에 '전쟁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장기간 누적된 경제난에 따른 반정부 시위 사태 이후 미국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고조되면서 이란 내 민심 불안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 남부 항구도시인 호르모즈간주(州) 반다르아바스의 8층짜리 아파트에서 폭발이 발생해 4세 어린이 1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폭발 직후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번 사고가 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겨냥해 벌인 암살 작전이라는 '외부 공격설'이 급격히 확산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를 "유언비어"라 일축하며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민심 동요를 노린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남서부 아바즈에서도 가스 폭발로 5명이 사망했다. 지역 당국은 이번 사고가 국가안보나 적의 파괴 공작(사보타주)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북서부 타브리즈에서도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져 당국이 이를 부인하는 소동이 일었다.
수도 테헤란 인근 로바트카림에서는 실제 연기가 관측됐으나, 이는 인근 갈대밭에서 발생한 단순 화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단순 사고들을 놓고 미확인 공격설이 확산하는 것은 미국의 군사 자산 중동 배치로 이란 내 민심 불안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NYT는 짚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한 엔지니어는 문자 메시지로 진행한 NYT와의 인터뷰에서 "주변 사람 모두가 혹시나 일어날지도 모를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란은 스트레스와 걱정, 무력감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폭발 사고는 실제 외국의 공격일 수도, 혹은 아닐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이란이 '전쟁을 기다리는 사회'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군사 개입 의사를 밝혔고, 이후 이란에 핵 협상을 요구하며 중동에 항모전단을 전개하는 등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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