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베이징 장강상학원 설문 인용…베이징 등 5개 도시서 조사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투자자들은 미중 관계 악화와 소비 부진, 출산율 저하를 주요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는 최근 베이징 장강상학원(CKGSB)이 베이징·선전 등 자국 내 5대 금융중심지에서 투자자 2천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설문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의 57.1%가 미중 관계 악화를 가장 큰 우려로 꼽았다.
작년 11월 미중 간에 '1년 관세 휴전'이 이뤄져 미국은 중국산 펜타닐 제품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추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했으나, 미국은 핵심 의제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제한을 강화하고 중국은 기술 자립에 집중하는 등 대립은 여전하다.
현재로선 오는 4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관세 휴전 조치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문조사를 주도한 CKGSB의 류징 회계·금융학 교수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투자자들은 2018년 미중 무역 분쟁보다는 덜 걱정하고 있다"면서도 미중 관계 흐름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조사 대상의 56.8%는 중국의 내수 부진에 우려를 표명했다.
무엇보다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는데, 직전 분기의 조사보다도 9.7% 포인트(p) 떨어진 36.7%만이 중국 내 주택 가격 상승을 예상한 데서도 이런 기류가 뚜렷했다.
류 교수는 중국 내에서 "주택 가격 하락 등은 필연적으로 가계의 소비 의지와 능력을 모두 억제한다"고 짚었다.
실제 CKGSB는 지난해 중국 내 70개 주요 도시의 신규 상업용 주택과 기존 주택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3.2%와 5.9% 하락했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도 지난 19일 발표를 통해 부동산 개발에 대한 국가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했다고 확인했다.
중국의 월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10월 국경절과 중추절(추석) 연휴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0.2% 오르며 상승 전환했고 11월(0.7%)·12월(0.8%) 연이어 소폭 올랐으나, 작년 3분기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벌여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컸다.
중국 당국은 시진핑 국가 주석 주도로 내수 촉진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류 교수는 출산율 급감도 투자자들의 우려는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력 공급 축소, 내수 둔화,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보장 비용 증가 등을 유발해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을 낮추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가통계국 발표를 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2024년 1천93만명에서 지난해 1천131만명으로 증가했지만, 신생아는 2024년 954만명에서 지난해 792만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중국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1을 밑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일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루제화 중국인민대 인구·건강학원 교수(중국인구학회 부회장)가 중국의 지난해 출산율이 "한국(2024년 기준 0.75명)보다는 약간 높을 수 있고 싱가포르(0.97명)와는 차이가 얼마 없을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전했다.
한 국가의 인구 총량이 유지되는 합계출산율은 2.1명으로, 합계출산율이 이보다 아래로 떨어지면 인구가 감소하게 된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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