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 논란을 이용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을 정당화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1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과 국민투표로 수 세기 동안 자국의 일부였던 바로 그들의 땅을 그곳 주민들과 함께 되찾았다"며 "그린란드는 전혀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여러 차례 그것(그린란드)을 사려고 시도했지만 그린란드는 결코 미국과 직접 연관을 맺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병합하려는 야욕을 드러내는 상황을 2022년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작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과 비교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을 정당화한 것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영원히 역사에 남기를 바라는 동시에 '러시아 대통령'처럼 되고 싶어 하지만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으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영토를 점령한 뒤 국민투표를 통해 이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병합했다.
러시아는 이들 지역이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영토였으며 주민들도 러시아와 합병을 지지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과 그린란드 사이에는 비슷한 관련성이 없다는 논리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문제는 현 백악관 주인(트럼프 대통령)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려고 하느냐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해체는 약해진 나라에서 동료들에게 배신당한 외국 지도자를 납치하는 것과 다르다"며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체포 작전을 언급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 논란을 평가하면서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소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에 그린란드가 중요한 것만큼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안보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점령지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지만 국제적으로는 대부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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