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방문단 참여 적극 검토…한화오션, 현지 국방전문가 영입
현대차그룹·대한항공, 완성차공장·군용기 관련안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임성호 기자 =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를 위해 사업 주체인 한화오션·HD현대를 비롯한 재계가 총력 지원에 나섰다.
기업들은 수주 지원을 위해 결성된 정부 방문단 참가 요청을 검토하는 동시에 이번 수주전 최대 변수로 떠오른 절충교역에 따른 투자 및 협력안을 모색하며 후방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한화, HD현대, 대한항공 등은 대통령 비서실장, 산업통상부 장관, 해군잠수함사령관 등이 포함된 방산 특사단 참여 요청을 받고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 특사단은 CPSP 수주 지원을 위해 다음 주 캐나다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
CPSP는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잠수함 건조 비용(최대 20조원)과 도입 후 30년간 유지·보수·운영(MRO) 비용까지 포함하면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에 달한다.
현재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 컨소시엄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과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올라 올해 6월 발표를 앞두고 최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사업 주체인 한화오션과 HD현대는 자체적으로도 수주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수주를 위해 설립한 캐나다 지사(Hanwha Defence Canada)의 지사장으로 현지 국방 전문가인 글렌 코플랜드(Glenn Copeland) 사장을 영입했다.
코플랜드 신임 지사장은 캐나다 해군 장교로 임관, 작전 전술 장교, 초계함 부함장 등 22년간 임무 수행 후 중령으로 전역했고, 이후 록히드 마틴 캐나다에서 할리팩스 초계함 현대화 사업의 책임자로 근무했다.
그는 당시 재무,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전 과정을 진행했다.
또 전투관리시스템인 CMS-330의 사업개발부터 수출까지의 경험을 보유했고, 노바 스코시아 지역 방산기업 협회장도 맡고 있어 한화오션은 이러한 역량과 네트워크를 향후 수주 활동에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잠수함 수주 '원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HD현대도 캐나다 당국에 디지털 트윈 기반 현지 조선소 생산 혁신, 친환경 에너지, 자율운항 기술 등을 제안하며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방한한 캐나다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은 HD현대 글로벌 R&D센터에서 AI 기반의 함정 설루션과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선박, 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등을 직접 확인하고 큰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캐나다의 절충교역 제안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대한항공 등도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절충교역은 해외 무기나 장비 도입 시 계약상대방으로부터 기술이전이나 부품 제작 수출 등 반대급부를 받는 교역 방식을 말한다.
현재 캐나다는 숏리스트 후보에 오른 한국과 독일에 캐나다 해안에 잠수함 유지보수를 위한 인프라를 조성해줄 것을 공통으로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한국에는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을, 독일에는 폭스바겐 추가 시설 등을 입찰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희토류 광산 개발, 소형모듈원전(SMR), 고속철도 등 캐나다 기간산업 전반에 걸친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도 잠수한 수주를 위한 지원방안을 고심 중이다.
다만 캐나다가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완성차 공장 설립에는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89년 캐나다 부르몽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세웠지만 4년 만에 공장을 철수한 경험이 있어 완성차 공장의 신설은 신중하게 검토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에서는 캐나다 자동차 시장 규모, 높은 생산비용, 미국과 멕시코를 중심으로 구축된 현대차그룹의 북미 생산 네트워크를 감안해 현대차가 캐나다에 완성차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완성차 외에도 로보틱스, 수소, AAM(도심항공모빌리티), 방산 등 다양한 산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 분야에서의 투자나 협력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캐나다 군용기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는 대한항공도 이러한 절충교역 제안과 관련된 당사자로 꼽힌다.
대한항공과 LIG넥스원 컨소시엄은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전자전기(4대), 항공통제기(4대)를 모두 수주했고, 기본 플랫폼으로 캐나다 봄바디어사 비즈니스 제트기(글로벌 6500)을 사용할 예정이다. 구매 예상 대수는 총 8대로, 이와 관련 군용기 추가 구매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대한항공은 군용기 정비, 민항기 구조물 제작, 무인기 개발 등 방산 부분에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상태라 회사가 보유한 공중 감시·지휘통제 체계 구축·운용 경험을 캐나다에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당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 등 관련 검토 중으로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현재 경쟁국인 독일이 더 적극적으로 협력 제안을 하는 상황이라 냉정하게 보면 현재 한국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기업에 특정 국가에 투자할 것을 요청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캐나다의 절충교역 관련 요구를 다 들어주기보다는 무엇이 국익을 위한 것인지 국내 산업 발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자칫 60조원 수주하려다가 기업에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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