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퍼블릭 골프장 개편 구상…대중 접근성 떨어질 것"
트럼프, 재집권 후 골프클럽 88차례 방문…1천600억원 소요 추산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워싱턴DC의 대중형(퍼블릭) 골프장 세 곳에 대한 임대계약을 해지했다.
이로써 골프 관련 부동산만 16개를 보유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퍼블릭 골프장 부지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 내무부는 이날 워싱턴DC의 연방 소유 토지에서 랭스턴·록크릭·이스트 포토맥 등 퍼블릭 골프장 3곳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내셔널 링크스 트러스트'에 임대계약 해지 통보서를 공식 발송했다.
내셔널 링크스 트러스트는 지난 2020년 10월 미 국립공원관리청과 골프장 운영 및 개보수를 위한 50년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번 계약 해지는 국립공원관리청이 아닌 내무부가 주도했다.
내무부는 통보서에서 내셔널 링크스 트러스트가 임대계약에 명시된 기한 내에 주요 보수 공사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내무부는 또 내셔널 링크스 트러스트가 최대 880만달러 규모 임대료를 미납한 상태로, 10월 29일 채무 불이행 통지 이후에도 시정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내셔널 링크스 트러스트 측은 "행정부의 해석에 근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며 이번 결정에 대해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골프장 세 곳에서 총 850만달러 규모의 시설 투자를 진행했으며, 계약서에는 시설 투자 비용을 임대료로 인정받을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10월 29일 정부가 보낸 채무 불이행 통지는 단 두 문장에 불과했고, 구체적인 문제 제기도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내셔널 링크스 트러스트 측은 일단 단기적으로 골프장 운영을 이어가되, 향후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계약 해지 조치는 연방정부가 이례적으로 워싱턴DC의 공공 여가 자산 관리에 개입한 사례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계약 해지를 계기로 본격적인 퍼블릭 골프장 부지 재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골프장 3곳 중 이스트 포토맥 개편 방안을 두고 골프 코스 설계자들과 이미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논의에서는 해당 부지를 '워싱턴 내셔널 골프 코스'로 재편하는 방안은 물론, 라이더컵과 같은 최상위 프로 골프 대회 유치 가능성까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골프장의 공공 접근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16개 골프 관련 부동산을 소유한 트럼프 대통령은 고가의 이용료와 철저한 관리를 바탕으로 고급 고객층을 겨냥한 골프 브랜드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미 전국 골프장 소유주협회 최고경영자인 제이 캐런은 "퍼블릭 골프장의 DNA는 민간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골프장과는 다르다"며 "퍼블릭 골프장은 가능한 한 가장 폭넓은 접근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중요한 녹지 공간을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국립공원관리청과 백악관 대변인은 관련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소문난 '골프광'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첫해에만 골프장을 88차례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웹사이트 '트럼프 골프 트래커'가 대통령 공개 일정과 차량 이동 등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년간 총 88차례 골프장을 찾았다. 단순 계산으로 취임 이후 약 4분의 1에 달하는 날을 골프장에서 보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을 위한 이동 및 경호 비용은 총 1억1천60만달러(약 1천6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12월 한 달간 들어간 비용은 제외한 수치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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