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주도형 기업 어려움 가중…화학 회사 수익 71% 급감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독일 경제가 부진에 빠지면서 독일 주요 기업도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dpa통신이 입수한 컨설팅업체 EY의 조사에 따르면, 매출 기준 독일 상위 100대 기업의 올해 이자·법인세 차감 전 조정 영업이익(EBIT)은 1천20억 유로(약 172조4천억원)에 그쳐 작년 대비 1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올해 총매출은 1조5천500억 유로(2천620조원)로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0.6%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EY의 전문가 얀 브로르힐커는 "2025년은 독일 경제에 또 다른 위기의 해"라고 규정하며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위기, 미국의 무역 정책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입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가중되고 비용 압박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로르힐커는 이런 환경 속에서 "특히 수출 주도형 독일 기업들은 2025년에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 짚었다.
독일의 중추 산업인 자동차 부문을 이끄는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매출 합계는 4천372억 유로(739조1천억원)에 그쳐 전년에 비해 2% 감소했고, 화학 기업들은 수익이 무려 71%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 부문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dpa는 전했다.
상장 기업들의 어려움은 채용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기업 상당수가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있으며 주로 관리직군에서 인력 감축 현상이 뚜렷하다고 dpa는 전했다.
브로르힐커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적용이 확대되는 것의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청년층에게 노동 시장이 긴장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23년부터 2년 내리 역성장한 독일 경제는 올해도 유럽 최저 수준인 0.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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