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공원 내 아이스바흐강 서핑 명소…인위 파도 만들어 성탄절 서핑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서핑의 성지로 유명한 독일 뮌헨의 한 하천에서 파도가 사라지자 더 이상 서핑을 할 수 없게 된 서퍼들과 시 당국 사이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뮌헨의 영국정원을 흐르는 아이스바흐 강은 1980년대부터 서퍼들에게 사랑받는 서핑 장소였다.
아이스바흐 강의 강한 물살로 인해 1m 높이의 파도가 자연적으로 형성돼 수많은 서퍼들이 찾았으며 관광 명소가 됐다.
이곳에서의 서핑은 과거에는 금지됐었지만, 2010년대부터는 허용됐다.
그러나 지난 10월 뮌헨시 당국이 강바닥에 쌓인 퇴적물, 자갈, 쓰레기 등을 치우고 청소한 뒤 파도가 사라졌다.
이후 시 당국과 서퍼들 사이에서 파도를 복원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당국이 움직이는 속도가 성에 차지 않자 누군가가 지난 25일 성탄절 당일 강바닥에 몰래 기둥을 설치하고 파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냈다.

그 뒤 서퍼들은 인근 다리에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현수막까지 내걸고 휴일 서핑을 즐겼다.
이를 알게 된 시 당국은 28일 이른 아침 소방대원들을 투입해 강바닥의 기둥을 제거했다. 결국 파도는 다시 사라졌다.
뮌헨시 당국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기둥을 철거했다며 "시는 아이스바흐 파도에 허용되지 않는 구조물을 용납해서도 안 되고 용납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간 이 서핑 장소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지난 5월 한 33세 서퍼가 이곳에서 서핑하던 도중 서핑보드가 강바닥에 걸렸지만, 몸에 연결된 줄을 떼어내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러나 뮌헨 서핑 동호회는 시 당국이 파도 복원에 너무 많은 조건을 부과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현지 서퍼 3천∼5천명이 아이스바흐 강에서 서핑해온 것으로 집계한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