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개월 만에 대만섬 둘러싸고 무력시위…"美의 무기판매 겨냥"
"외부 군사개입 억제, 첫 언급"…대만 문제로 중일 갈등 격화 속 '주목'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권숙희 기자 = 대만 문제를 두고 중국과 일본 간 갈등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對)대만 무기판매를 승인한지 얼마 안 돼 중국이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 나서 그 여파가 주목된다.
8개월 만에 실시된 중국의 무력시위에 전방위적 실사격 훈련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예고된 만큼 대만 지역을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크게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AP·로이터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군은 이날부터 실시하는 대만 포위 대규모 군사 훈련이 '대만 독립'을 향한 움직임에 대한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라고 밝혔다.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 스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훈련은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분열 세력과 외부 간섭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국가 주권을 수호하고 국가 통일을 유지하기 위한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대(對)대만 군사훈련은 보복·항의 차원에서 주로 이뤄졌다.
이번 훈련은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이뤄진 중국의 6번째 주요 군사훈련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이후 중국은 2023년 4월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의 방미 중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의 회동, 2024년 5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취임 연설, 2024년 10월 라이 총통의 쌍십절 연설 등을 각각 문제 삼아 군사훈련을 벌였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대만이 중국을 '적대세력'으로 규정하고 '즉시 전쟁 대비 훈련'을 하자 4월 초 대만을 겨냥해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그로부터 8개월 만에 진행된 이번 훈련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에 대한 보복 차원인지까지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최근 중국이 대만 관련 미국과 일본의 조치 또는 태도를 겨냥해 공개적으로 비판 수위를 높여왔던 만큼 그와 관련됐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훈련은 미국이 대만에 역대 최대급인 111억540만달러(약 16조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다고 발표한 지 11일 만에 공개됐다. 중국 국방부는 이에 대해 강력한 항의를 표시하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중앙TV(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중국군 소속 전문가를 인용, 이번 훈련이 미국과 대만의 '111억달러 무기 거래'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아울러 이번 훈련이 중국군이 외부 군사 개입에 대한 억제를 목표로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첫 사례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또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이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입장을 한층 강화해온 가운데 중국군이 이번 훈련을 공개한 것이기도 하다.
다카이치 총리가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자 중국은 정치·경제·문화 영역으로 일본에 대한 공세 범위를 넓혀왔다.
동부전구는 이날 또 '정의의 방패, 한계를 넘고 망상을 제거한다'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도 공개했다.
포스터를 보면 대만 섬 뒤로는 오성홍기 일부가, 섬 앞에는 만리장성과 인민해방군 휘장이 그려진 방패 2개가 그려졌다. 또 군용기 3대와 함정 2척이 방패 앞에 결집한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군사훈련 목적이 외부 공격에 대비한 방어 차원이라는 주장을 시각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아침 동부전구는 훈련 개시 소식을 발표하면서 2일 차인 30일에는 대만을 둘러싼 다섯 곳의 해역·공역에서 '중요 군사 훈련'과 실탄 사격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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