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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삼엄' 미얀마 총선, 이전 선거보다 투표소도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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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삼엄' 미얀마 총선, 이전 선거보다 투표소도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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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 삼엄' 미얀마 총선, 이전 선거보다 투표소도 한산
    야권 배제된 친군부 정당 '독무대'에 "투표해서 뭐하나" 반응
    군사정권, 군경 배치해 유권자 검문…"그래도 변화 실마리" 기대감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2021년 군사 쿠데타에 따른 군부 집권 이후 처음 치러진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총선에서는 이번 투표가 군사정권의 '집권 연장 쇼'일 뿐이라는 차가운 반응과 함께 일각에서는 그나마 변화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미약하게나마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투표소마다 적지 않은 군경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 예전보다 선거 참여 열기는 뚜렷이 식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투표소마다 유권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던 2020년 총선에 비해 이번에는 투표소가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이 목격됐다.
    AFP 통신 집계에 따르면 양곤 도심 투표소 두 곳의 경우 이날 오전 6시 투표가 시작된 지 1시간 동안 투표한 사람은 100명 정도에 그쳤다.
    이른 아침 양곤 도심 투표소에서 목격된 유권자 대다수는 군사정권 공무원 가족들이었다고 현지 주민들이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에 전했다.
    수도 네피도 일대의 자부티리 타운십(행정구역)과 핀마나 타운십의 최소 8개 투표소에서도 투표 개시 이후 줄 서는 사람이 20∼50명가량의 소수에 그쳤다.
    두 타운십을 방문한 한 남성은 "핀마나에는 사람(투표자)이 극히 적었다"며 "하지만 공무원 주택 근처 투표소에선 수백 명이 줄을 섰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투표소마다 군인·경찰·친정부 민병대 등 병력이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한 가운데 일부 투표소에선 유권자들의 휴대전화 소지나 사진 촬영이 금지됐다.
    최근 군사정권의 주민 단속·체포가 심해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는 군인들이 투표소로 가는 길목을 막아 유권자들을 검문하고 휴대전화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처럼 총선 참여 열기가 시들한 것은 민주 진영 등 야권이 사실상 배제된 채 군사정권과 가까운 후보들 위주의 반쪽짜리 선거로 치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전국적으로 후보를 내고 경쟁하는 정당은 6곳뿐이다. 이 중 전직 군 장성들이 주도하고 군사정권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 소속 후보가 전체 출마자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옛 군사정권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통합당(NUP) 등 나머지 5개 정당도 모두 군과 가까운 친(親)군부 정당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태국 까셋삿대의 미얀마 전문가인 랄리타 한웡은 이번 선거에서 USDP가 승리, 다른 친군부 정당들과 힘을 합해 차기 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등 약 40개 정당은 군사쿠데타 이후 해산돼 선거에 나오지 못했다.
    아시아자유선거네트워크 분석에 따르면 선거에서 배제된 이들 정당의 2020년 총선 당시 득표율은 총 73%에 달했다.
    서부 친주 주민 랄 욱 탕(80)은 영국 BBC 방송에 "군대는 우리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모른다. 그들은 오직 고위 지도자들의 이익만을 위해 일한다"며 국민들이 "선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아웅산 수치의 당이 집권했을 때 우리는 약간의 민주주의를 경험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울고 눈물만 흘릴 뿐"이라고 한탄했다.
    만달레이 주민 모 모 민트(40)는 지난 두 달 동안 군사정권의 폭격을 피하느라 집도 없이 정글에 숨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AFP에 말했다.
    그는 "군부가 우리의 삶을 파괴했는데, 어떻게 군사정권이 주관하는 선거를 지지할 수 있겠느냐"며 "이번 선거는 자유롭고 공정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등 야권과 소수민족 반군 등은 이번 선거 불참을 촉구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투표 방해 행위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 사가잉 지역의 NUG 산하 시민방위군(PDF)의 장교인 자우 툰은 "나라에 평화를 가져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들은 그런 방법들을 선택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양곤에서 출마한 베테랑 민주화 운동가 우 코 코 지이는 선거가 문제는 있지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면서 "더 나은 대안이 뭐냐"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반문했다.
    그는 "좋든 싫든 군대를 정치에서 밀어낼 수는 없다"면서 이번 투표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권력을 제한적으로나마 일부 분산시킬 수 있는 의회를 만들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역시 양곤에서 출마한 우 쿄 민텟(30)은 군사 쿠데타 이후 많은 친구가 군사정권에 맞서 무기를 들었지만, 그 결과는 민간인이 표적이 되고 마을과 기반 시설이 파괴된 것뿐이라면서 "나는 무장 혁명이 옳은 일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사정권은 이날 미얀마 전국 330개 타운십 가운데 102곳에서 총선 1차 투표를 실시했다.
    이후 내년 1월 11일 100개 타운십, 같은 달 25일 63개 타운십에서 2∼3차 투표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미얀마가 군사쿠데타 이후 내전에 휩싸인 가운데 반군 등이 장악한 나머지 65개 타운십은 현재로서는 투표가 예정돼 있지 않다.
    상원 224석 중 168석, 하원 440석 중 330석이 이번에 선출되며, 상·하원의 각각 25%인 나머지 166석은 군 최고사령관이 임명한 현역 군인에게 배정된다.
    총선이 끝나면 60일 안에 의회 간접 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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