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증권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당초 시장 우려보다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 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현지시간 10일 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 금리는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인하됐다.
회의 직전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선물 시장의 전망이 90%에 육박했던 만큼 인하 자체는 기대에 부합했다.
그러나 재정 증권(T-bill·만기 1년 이하 국채) 매입을 개시하겠다는 연준의 계획은 '깜짝 발표'라는 평가를 내놨다.
연준은 정책 결정문에서 "지급 준비금을 현재의 충분한(ample)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단기 국채 매입을 개시하겠다"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양적 완화(QE)의 시작은 아니지만 유동성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안예하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예상대로 고용 둔화 흐름을 고려해 연준은 보험성 금리 인하 사이클을 12월까지 연장해서 진행했다"면서 "당분간 금리 동결기에 접어들더라도 미 연준의 QT(양적 긴축) 종료와 재정 증권 매입 계획 등에 따라 시장 금리는 상방 리스크가 약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파월은 현재 지급 준비금 규모는 2.9조 달러 수준으로 충분하지만, 4월 15일 세금 납부를 앞두고 빠르게 단행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금리 인하와 함께 예상보다 빠르게 단행된 재정증권 매입으로 유동성 환경은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일각에서 QE라고 지칭하나 어디까지나 단기 자금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로 연준 자산의 본격적 확대는 아니다"라면서도 "단기 자금 시장 안정을 통해 채권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이 파월 의장의 임기 내 추가로 정책 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나뉘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종료되며, 차기 후보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참모인 '강경 비둘기파'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연준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지금 준비금 관리 매입(RMP)을 개시하면서 당분간 금리 동결 기간에 일정 수준 완화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절충안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파월 임기 내 추가 인하는 부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르면 내년 6월 추가 인하가 고려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는 내년 차기 의장 취임 이후 3분기 인하 재개 및 연 3회(75bp)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내부 이견을 봤을 때 연준은 파월 의장 퇴임 전까지 현 수준의 기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2026년 말 기준 금리 3.25%(2회 추가 인하) 전망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윤여삼 연구원도 "2026년 5월 파월 임기까지 미국 경제에 유의미한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연준의 통화 정책은 짧은 휴지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유승·윤원태 SK증권[001510] 연구원은 "2026년 미국 기준 금리가 추가 3회 인하를 통한 3.00%(상단) 도달을 전망한다"면서 "고용과 물가의 점진적 둔화에 따라 파월 의장 임기 내 1회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고, 이후 "친(親) 트럼프 신임 연준 의장 취임 후 데이터 중심이 아닌 '전망' 중심의 정책 결정을 명분으로 2회 추가적인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연준의 성명서에서 향후 '기준 금리 조정' 문구가 '기준 금리 조정의 정도와 시기'로 바뀌었는데 이는 9월 이후 '매 회의' 금리 인하에서 분기당 1회로 인하 속도가 축소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당사는 기존의 내년 3월, 6월 추가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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