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재편안 다음주 중 도출 전망…LG·GS 합작 논의도
"산단별 100만t 감축 필요"…석화업계 재편 시나리오 구체화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강태우 기자 = 올해 연말로 예정된 석유화학 재편안 시한을 앞두고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 중단 등 구체적인 방안이 가시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최근 대산 NCC를 통폐합하는 재편안을 제출한 데 이어, 여수 산단에서도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 이번주 여천NCC 연료공급 계약 맺을 듯…사업재편 속도
2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대주주인 한화솔루션·DL케미칼과 이번 주 내 연료공급 계약 체결을 완료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각각 140만t, 73만5천t 규모의 에틸렌을 공급해왔으나, 원료가 갱신을 두고 충돌하며 지난해부터 공급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번에 계약 협상을 마무리하면 제3자 검증을 통해 산업은행이 최종적으로 검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연료공급 계약이 마무리되면 NCC 가동 중단을 비롯한 사업재편안 도출에도 속도를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여천NCC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 주주사 대여금 3천억원을 출자 전환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DL케미칼은 대여금 1천500억원 출자 전환을 이미 마쳤으며, 한화솔루션도 나머지 1천500억원에 대한 출자 전환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천NCC가 출자 전환, 원료공급 계약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석유화학 재편안도 늦어도 다음 주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업재편안으로는 이미 가동을 중단한 3공장을 비롯해 생산능력(캐파) 일부를 감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채권단이 여천NCC의 3공장 감축 여부를 판단할 근거로 원료공급계약 재체결을 핵심 조건으로 요구한 만큼, 원료공급 계약이 체결되면 3공장을 지금처럼 가동 중단 상태로 둘지 등의 여부를 판단해 재편안에 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영구 폐쇄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업사이클(호황) 국면에서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점과 운영 효율화를 고려해 다시는 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 완전 폐쇄가 아닌 가동 중단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 '연말까지' 시한 앞두고 재편안 속속…울산도 논의 중
여천NCC 사업재편안이 도출되면 대산 이후 두 번째 사업재편이 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 HD현대케미칼과 대산에서 각각 운영 중인 NCC를 통폐합해 운영한다는 내용의 재편안을 제출하며 구조조정의 첫 물꼬를 텄다.
석화업계는 지난 8월 올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고 총 270만∼370만t 규모의 NCC 감축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대산, 여수, 울산 등 주요 산단별로 최소 100만t의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재편안 승인 후 추가 협의를 통해 대산 NCC의 구체적인 감축량을 확정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NCC 생산량 규모는 연 110만t,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합작사인 HD현대케미칼의 공장은 85만t이다.
합의를 통해 둘 중 한 곳을 가동 중단할 경우, 최대 110만t 규모의 NCC 감축이 가능하다.
대산에서 롯데케미칼이 사업 재편의 첫 단추를 끼우면서, 여수에서는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LG화학, GS칼텍스, 여천NCC 등 나머지 업체들이 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수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로 기업별 NCC 캐파(생산능력)는 롯데케미칼 123만t, LG화학 200만t, 여천NCC 228만t, GS칼텍스 90만t 등 총 641만t에 달한다.
이 중 LG화학은 GS칼텍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여수 NCC를 통합 운영하는 등의 시너지 창출 방안을 집중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여수에서 1공장(약 120만t), 2공장(약 80만t)을 가동 중인데 GS칼텍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경우, 노후화된 1공장을 중단하고 비교적 신식인 2공장을 운영하는 시나리오가 점쳐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 불황이 심각한 상황에서 LG화학과 GS칼텍스가 합작법인 설립 및 통합 운영을 놓고 다소 의견차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시한이 다가오는 만큼 재편안 제출을 목표로 계속해서 논의를 진행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에서는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등 3사가 외부 컨설팅 기관의 자문을 통해 재편안 마련을 추진 중이다.
한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여수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해 '여수 석유화학기업 사업재편 간담회'를 열고 NCC 보유 석화기업들의 신속한 사업재편을 촉구했다.
사업재편안 제출 데드라인으로 정한 연말까지 시한을 맞추지 못할 경우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burn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