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지속 '전기차 스마트 제어 충전기' 두고는 "국민 동의 부족"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양수 발전'을 위해 댐을 새로 건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 정부 때 시작한 신규 댐 건설 사업 일부를 중단시킨 장관이 불과 몇 개월 만에 댐을 짓겠다고 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기후부는 지난 9월 30일 경북 예천군 용두천댐과 청도군 운문천댐, 전남 화순군 동복천댐, 강원 삼척시 산기천댐 건설 추진을 추가로 중단한 바 있다. '홍수와 가뭄에 도움이 안 되고 주민도 원치 않는 신규 댐은 설치하지 않겠다'는 이재명 대통령 공약에 따른 것이었다.
김 장관은 1일 기후부 출범 2개월을 맞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기존 양수발전소 정도 효과가 있는 댐 건설 위치가 몇 곳 확인됐다"면서 "기존 댐 상류에 상부 댐만 지으면 (양수발전이) 되는 곳을 확인했고 경제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이) 확인되면 추가로 양수 발전용 댐을 짓는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수 발전은 하천 상부와 하부에 2개 댐을 짓고, 하부 댐 물을 상부 댐으로 끌어 올린 뒤 낙하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심야 등 전력 수요가 적을 때나 햇볕이 강하게 내리쫴 태양광발전 발전량이 많을 때 남는 전력으로 하부 댐 물을 상부 댐에 보내 저장해뒀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내려보내 전력을 생산하면 에너지를 저장하는 효과가 난다.
양수발전소 건설엔 통상 조단위 비용이 든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이 건설 중이거나 준비하는 영동·홍천·포천·합천·영양 등 5개 수력발전소 총사업비는 8조6천억원에 달한다.
기존 댐을 활용해 양수발전소를 구성하면 사업비가 크게 줄어든다. 작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진행한 연구용역에서 충주댐과 대청댐 등 6개 댐 활용해 양수발전소를 만드는 경우 각각 사업비가 1천360억∼6천226억원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댐이 2개나 필요한 양수발전은 생태계 파괴를 동반한다는 점이다.
특히 상부 댐의 경우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에 지어져야 할 가능성이 크다.
기후부 관계자는 "장관 지시로 두 달 전부터 기존 댐을 활용한 양수 발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리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추려본 수준으로 추가 연구 용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논란이 지속하는 전기차 '스마트 제어 충전기'와 관련해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 동의를 받는 과정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왜 필요한지 조금 더 설명하는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기업과 소비자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더 충분히 거치면서 추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작년 8월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하자 정부는 대책 중 하나로 '과충전'을 예방할 수 있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를 보급하기로 했다.
스마트 제어 충전기는 완속충전기에 전기차와 통신할 수 있는 모뎀을 장착한 형태로 이를 통해 충전량을 제어해 과충전을 막는다.
충전기에 모뎀이 장착되면 배터리 상태 정보(SoC) 모니터링, 사용자 인증부터 충전요금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자동요금부과'(PnC), 전기차와 전력망이 서로 전력을 주고받으면서 전기차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양방향 충전·방전'(V2G)도 가능해진다.
스마트 제어 충전기는 도입이 결정된 직후부터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전기차 자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 과충전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충전량을 제한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엔 기후부가 충전기와 전기차가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로 국제표준을 택하지 않고 별도(K-VAS)로 개발해 고립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원하는 기능이 구현되려면 전기차가 K-VAS를 지원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런 차종이 하나밖에 없다.
기후부는 자동차 제조사가 내년 6월까지 관련 업데이트를 약속하지 않으면 구매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조사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지난달부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중이고 테슬라도 이번 주 업데이트를 시작했다"면서 "70% 이상의 차종이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유럽 제조사 차량 일부만 준비가 안 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낙동강 주변에서 공기 중 조류독소가 검출됐다는 환경단체 주장에 따라 지난 9월 진행된 민관 공동 조사와 관련해 "올해 조사 시기가 조금 늦었는데 내년에는 녹조가 가장 창궐하는 시점에 맞춰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겠다"면서 "이재명 정부 임기 내 녹조 문제를 원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탈플라스틱 로드맵'과 '정부 책임을 반영한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은 앞서 약속대로 올해를 넘기지 않고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가 '깜깜이'로 수립됐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분야별 온실가스 감축량과 세부 자료를 전부 가지고 있다"면서 "조만간 국회에 보고하고 공개하겠다"고 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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