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우려 지속·고환율에 지난주 외국인 3.1조원 순매도
연준 금리 정책 가늠할 지표에 주목…올해 마지막 금통위 메시지에도 시선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지난주 코스피는 인공지능(AI) 거품론과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그리고 미국의 금리 정책 전망 사이에서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이번 주 코스피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미국의 통화 정책 전망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58.31포인트(3.95%) 하락한 3,853.2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주 초반 반도체 수요 증가세에 대한 지표 확인에 상승했지만 계속되는 AI 버블 논란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이튿날 3% 넘게 급락하며 4,000선을 내줬다.
이후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자 지수는 반등에 성공해 4,000선을 회복했지만 또 다시 불거진 AI 거품론에 3,900선이 무너지며 결국 3,800대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코스피의 이러한 급등락 배경에는 AI 거품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그간 미국은 물론, 국내 증시에서 고점 논란이 이는 가운데 그간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기술 종목의 주가가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지속해 나오면서 그때마다 주가 지수가 춤을 추는 모양새다.
여기에 12월 FOMC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의 엇갈린 발언이 미국의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증시도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출렁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한 주 3조1천630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21일에는 하루에만 2조8천230억원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주 SK하이닉스[000660]와 두산에너빌리티[034020], KB금융[10556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를 순매도했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효성중공업[298040], 한국전력[015760], 농심[004370]을 순매수했다.
이 같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에는 날로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7.7원 오른 1,475.6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개인과 기관 투자자는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조710억원, 1조1천72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업종별 등락을 살펴보면 음식료·담배(0.39%), IT 서비스(0.31%), 통신(0.25%)은 올랐고 전기·전자(-6.43%), 의료·정밀기기(-5.94%), 제조(-4.71%) 등은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33.95포인트(3.78%) 내린 863.95로 한 주를 마감했다.

이번 주 코스피는 연준의 금리 정책을 가늠해볼 수 있는 미국의 경제 지표 결과와 경기 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 주목하며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3대 주가 지수는 '가까운 미래'에 기준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있다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에 반등해 강세로 마감했다.
또 미국에서 추수 감사절을 시작으로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등 쇼핑 시즌이 시작하는 만큼 소비 심리에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아직 50%를 밑돌고 있으나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인하 기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도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금통위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이번 주 예정된 가운데,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한 만큼 시장은 기준 금리가 연 2.50%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금통위 회의에서 한국 부동산 시장과 성장률 전망 등 향후 통화 정책에 대해 내비치는 메시지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한국은행의 성장 기반 매파적 기조가 원화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외국인 수급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24∼28일) 국내외 주요 경제 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시간)은 다음과 같다.
▲ 25일 미국 9월 소매판매,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
▲ 26일 미국 11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 27일 한국 금통위 회의, 미국 10월 개인소비지출(PCE), 연준 베이지북 공개
▲ 28일 한국 10월 산업생산, 일본 11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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