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노후는 취미·여행…현실은 생활비 마련에 급급
가구소득·소비생활 만족도 전반적 개선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은 계층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전 조사보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다소 높아졌지만, 전반적인 기대감은 낮은 편으로 보인다. 사회·경제적 중·하층일수록 비관적 인식이 강했다.
소득소비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늘었다. 경기가 하락 국면을 그렸던 2년 전과 달리, 실물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하는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런 내용의 '2025년 사회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지난 5월 전국 약 1만9천 표본가구 내 상주하는 13세 이상 가구원 3만4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집계한 결과다.사회조사는 총 10개 부문을 기준으로, 2년 주기로 매년 5개 부문씩 조사한다.

◇ 국민 과반 "계층상승 가능성 낮아"
19세 이상 인구 가운데 본인 세대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을 낮게 생각하는 비중은 57.7%로 2년전보다 1.9%포인트(p) 하락했다.
계층상승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비중은 29.1%로 2.7%p 높아졌다. 2023년 조사와 비교하면 계층이동 가능성에 관해 낙관론이 늘어난 것이다.
자식세대의 계층상승 가능성에는 '낮다'가 54.1%로 '높다'(29.9%)보다 훨씬 많았다. 각각 2년 전보다 0.1%p, 0.8%p 높아진 수치다.
계층별로는 시각차가 컸다.
스스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서는 45.2%가 자식세대 계층상승 가능성을 높게 봤다. 중층에서는 33.7%, 하층에서는 21.6%로 그 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계층의식 조사에서는 자신의 지위를 '중'으로 평가하는 비중이 61.6%로 가장 많았다. 하층이라는 인식은 34.6%였고, '상층'이라는 비중은 3.8%에 불과했다.

◇ 재정악화땐 외식비부터 허리띠…'교육비는 지킨다'
소득소비 분야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이 늘었다.
19세 이상 가구주 중에서 내년 재정상태가 좋아질 것이라는 비중은 27.0%로, 2년전보다 1.3%p 높아지면서 2011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1년 전보다 가구소득이 늘었다는 응답률도 21.5%로 0.2%p 높아졌다. 가구부채가 늘었다는 답변은 17.7%로 3.2%p 낮아졌다.
주관적인 측면에서 가구 소득수준에 여유가 있다는 응답 역시 2년전보다 1.9%p 상승한 15.6%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생활여건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40.0%로, 2023년보다 0.9%p 높아졌다. 생활여건이 나빠졌다는 답변 역시 12.2%에서 12.9%로 0.7%p 높아졌다.
소비생활 만족도는 지속해 증가하는 추세다.
의식주, 여가, 취미생활 등 전반적인 소비생활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24.6%로 3.4%p 높아졌다.
연령별로는 19∼29세의 소비생활 만족도가 31.5%로 가장 높았고, 40대 이상에서는 불만족한다는 응답률이 더 높았다.
가구의 재정 악화 때 먼저 줄일 지출항목으로는 외식비(67.2%)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의류비(43.1%)·식료품비(40.4%)·문화여가비(39.6%) 순이었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교육비(6.1%)는 가장 답변율이 낮았다.
각종 사회보험료에 관해서는 부담된다는 국민이 적지 않았다. 소득에 비해 사회보험료가 부담된다는 답변은 국민연금(58.4%)과 건강보험(55.3%) 모두 절반을 웃돌았다.

◇ 고령자 72% "자녀와 따로 산다"…장례 '매장' 선호도 지속감소
19세 이상 인구 중 노후 준비를 하고 있거나 준비돼 있다는 응답자는 71.5%였다. 2011년 관련 통계 개편 이래 최고치다.
준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이 58.5%로 가장 많았고 예적금(16.9%)·직역연금(8.1%)·사적연금(5.0%)·퇴직급여(4.1%)·부동산운용(3.9%) 순이었다.
노후준비에 있어 사회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노후소득지원(34.2%)과 의료요양보호 서비스(30.6%)가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 이하에서는 소득지원을, 60대 이상에서는 의료요양보호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더 선호했다.
10명 중 4명꼴로는 노후에 취미활동(42.4%)을 원했고, 여행관광활동(28.5%) 선호 또한 높았다.
이런 기대와 달리 현실에서는 생활비 마련이 주요 관심사인 것으로 보인다.
60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현재의 노후생활 방법을 묻자 소득창출(34.4%) 활동을 하고 있다는 답변이 취미활동(32.2%)보다 많았다.
생활비 마련 방법으로는 60세 이상 고령자 5명 중 4명(79.7%)꼴로 본인·배우자 몫이라고 응답했다. 자녀·친척(10.3%) 또는 정부·사회단체(10.0%) 지원을 받는다는 답변은 모두 10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본인·배우자 부담은 증가하는 추세인 반면 자녀·친척 지원은 감소하고 있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72.1%는 현재 자녀와 따로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보다 3.7%p 높아진 수치다.
그 이유로는 독립생활이 가능하다는 비율이 34.6%로 가장 많았고, 따로 사는 것이 편하다는 답변도 34.0%에 달했다.
가장 선호하는 장례 방법으로는 화장 후 봉안(납골) 시설 안치가 36.5%로 가장 많았다.
매장(묘지)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6.8%에 불과했다. 매장 선호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2015년(12.6%)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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