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단원 인분 원인' 2010년 유행 이후 약 1만명 사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갱단 폭력 사태로 극심한 혼란을 겪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콜레라 확산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아이티 보건당국은 9월 둘째 주 이후 최근까지 콜레라 확진 환자 중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EFE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비롯해 서부 여러 지역에서 확진 또는 의심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올해 1월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47명이 숨졌다고 아이티 보건인구부(MSPP)는 홈페이지에 관련 자료를 게시했다.
콜레라는 급성 설사와 탈수를 일으키는 전염병이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통해 전파되며,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아이티에서 콜레라 대규모 유행 사례가 관찰된 건 2010년부터다.
1천200만명 인구 중 2019년께까지 8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고, 약 1만 명이 숨졌다.
국제사회 보건 분야 전문가들의 역학조사 결과 네팔에서 파견한 유엔 아이티 안정화지원단(MINUSTAH) 단원이 강물에 인분을 버렸는데, 오염된 물을 주민들이 사용하면서 번진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가장 최근 아이티 내 콜레라 집단 감염은 지난 2022년 10월 지난 2022년 10월부터 약 5∼6개월간 발생했다. 7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추산했다.
특히 환자 절반 이상이 19세 이하로 나타나는 등 영유아와 청소년층 피해가 컸다.
이는 급증하는 경제 위기와 물가 상승 속에 빈곤층이 깨끗한 식수나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2022년 11월 세계보건기구는 아이티 콜레라 확산세 관련 보고서에서 "아이티 내 콜레라 감염 취약계층이 140만명에 이른다"면서 "이들에 대한 적절한 구호를 위해서는 1억4천560만 달러의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티에는 현재 열대성 폭풍 '멜리사'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예보됐다.
이웃 도미니카공화국과 주변 섬나라 자메이카에서도 23일까지 각급 학교 휴교령을 내릴 정도로 홍수 발생 우려가 큰 상태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오스카르 마르틴 바레네체 범미보건기구 아이티 사무소장은 EFE통신에 폭우로 수인성 질병인 콜레라 확산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지역 당국과 국제기구가 협력해 유행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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