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앙은행 자산 233조원 '우크라 무이자 대출' 논의중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역내에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뿐 아니라 민간 부문 동결자금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17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이 보도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EU 대사회의에 맞춰 회원국에 전달한 문건에서 "배상금 대출(Reparations Loan) 계획을 EU 내 다른 동결된 자산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건은 "배상금 대출 방식을 확대하기 위한 법적 타당성은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되지 않았다"면서 "추가 조치를 결정하기 전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논의 중인 배상금 대출은 벨기에에 있는 중앙예탁기관(CSD)인 유로클리어에 묶여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중 만기 도래로 현금화된 1천400억 유로(약 233조원)를 우크라이나에 무이자 대출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번 제안은 현재 검토 중인 1천400억 유로 외에 EU 전역의 민간은행에 예치돼 동결된 상태인 러시아 자산 역시 배상금 대출 자금으로 활용하자는 뜻이다. 민간은행에 묶인 러시아 자산은 약 250억 유로(약 42조원) 규모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집행위는 배상금 대출 방식이 시중은행이 고객의 예금을 재투자로 운용하듯, 러시아 자산 원금을 몰수하지는 않으면서도 법적 문제가 없는 선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을 우크라이나에 지급한 뒤 갚으면 된다. 러시아 자산 원금이 활용되는 만큼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보증을 서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EU 27개국은 오는 23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집행위 제안을 토대로 배상금 대출의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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