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운전 준비 상황' 점검…원안위 심의 전 계속운전에 힘 싣기 풀이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5일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를 찾아 '계속운전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김 장관이 원전을 방문하기는 기후부 출범으로 원전 주무 부처가 바뀌고 처음이다.
고리 2호기는 1983년 4월 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가압경수로 방식 전기출력 685메가와트(MEe)급 원전으로 2023년 4월 8일 설계수명(40년)을 넘겨 운전을 정지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계속운전을 신청,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심의가 진행 중이다. 계속운전이 허가되면 고리2호기 수명은 2033년 4월까지로 늘어난다.
지난달 25일 원안위 222회 회의에서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 여부 심의가 한 차례 이뤄졌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고 이달 23일 열릴 차기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원안위 심의를 일주일을 남기고 김 장관이 고리 2호기를 찾아 계속운전 준비 상황을 점검하면서 원안위가 계속운전을 허가하도록 힘 싣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그간 김 장관은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다'면서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노후 원전 계속운전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담보된다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장관 후보자 시설 인사청문회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은 중단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안전성이 담보된다면 계속운전을 허용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전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이재명 대통령도 약속했습니다만,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은 안전성을 담보로 설계수명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후부도 "전 세계 허가 만료 원전 중 91%(258기)가 계속운전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안전이 전제되지 않은 원전은 없다"면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안전한 원전을 병행한 균형 잡힌 에너지믹스로 전력 수급 안정과 온실가스 감축, 산업경쟁력 확보를 함께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안전성과 수용성을 더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후환경·시민단체들은 고리 2호기 계속운전에 반대한다.
탈핵시민행동 등 단체들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 사고 없이 안전하게 살고 싶다"면서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심사 중단과 영구 정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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