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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엔진은 기술혁신과 창조적 파괴"…성장 경로 주목한 노벨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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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엔진은 기술혁신과 창조적 파괴"…성장 경로 주목한 노벨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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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엔진은 기술혁신과 창조적 파괴"…성장 경로 주목한 노벨상(종합)
    모키어 "경제 성장 배경에는 항상 기술혁신…4차 산업혁명으로 다시 성장"
    아기옹·하윗 "창조적 파괴로 지속 성장 가능…갈등 관리도 중요"


    (세종·서울=연합뉴스) 정책·금융팀 =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를 차지한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필리프 아기옹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현대 우리가 누리는 풍요의 원천을 찾아 탐구한 경제학자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경제성장은 기술 혁신과 창조적 파괴를 연료로 나아가는 엔진을 통해 가능하며, 이같은 엔진이 멈추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경제정책의 핵심이라는 점을 일깨워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1946년 네덜란드 태생인 모키어 교수는 이스라엘에서 성장해 히브리대에서 경제학과 역사학을 전공했다. 이후 1974년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노스웨스턴대에서 교수직을 이어갔다.
    그는 증기기관에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과 전기가 이끈 2차 산업혁명, 컴퓨터가 촉발한 3차 산업혁명 등 전 세계적인 경제 성장의 배경에는 항상 기술혁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3차 산업혁명의 효력이 다해 세계가 저성장 국면에 빠질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또다른 기술혁신이 가능하리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속 성장은 인류 역사에서 굉장히 드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랜 경제 정체 상태에 있다가 기술 혁신을 계기로 성장으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술혁신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장기 침체가 도래할 가능성은 작을 것이며, 오히려 제도나 정치적 여건이 기술진보를 발목 잡는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개발협력센터 초빙연구위원은 "모키어 교수는 경제 전체를 역사와 결부시키는 거대 담론이 가능한 흔치 않은 학자로, 우리가 제도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기술 발전의 방향이 설정된다고 말한다"며 "인공지능(AI)도 우리가 어떤 제도를 만드느냐에 따라 인류에 유익할 수도, 원자폭탄처럼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고 설명했다.
    모키어 교수를 콘퍼런스에 초청한 인연이 있는 조태형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국은 노동이나 투자를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우리 경제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며 "우리 정책 프레임에 상당 부분 반영이 된 상태"라고 말했다.
    역시 외환위기 20주년인 2017년 기획재정부에서 모키어 교수를 초청한 적이 있는 이대중 부산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 고령화, 여성의 낮은 경제참여율, 더딘 혁신경제 전환 등을 아시아의 리스크 요인으로 언급했었다"며 "제도와 규제를 개혁하고 혁신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강조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경청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

    1956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기옹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영국 옥스퍼드대 등 여러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
    캐나다에서 1946년에 태어난 하윗 교수는 미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와 미국의 대학에서 가르치다가 브라운대에서 정년퇴직까지 연구했다.
    두 사람은 1992년 발표한 공동논문에서 '창조적 파괴를 통한 지속 가능 성장 이론'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창조적 파괴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의 등장이 기존 것을 대체하면서 경제가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혁신은 창조를 일으키며, 이 창조가 옛날 것을 파괴하는 특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른바 '아기옹-하윗 성장 모형'이라는 수리경제 모형으로 조지프 슘페터가 1940년대에 제시한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했다고 평가받았다.
    이들은 혁신이 가져오는 파괴를 보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분야에서는 생산성이 향상되지만 AI가 대체하는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는다.
    결국 이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관건이라는 것이 이들의 학문적 결과다.
    아기옹 교수는 2021년 한국은행과의 공동 보고서에서 '아기옹-하윗' 모형을 한국 사례에 적용해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재벌 중심 경제 구조가 전체 산업의 역동성을 제약하며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자본시장 접근성 확대가 한국의 산업 역동성을 회복시키는 핵심이라고 봤다.
    아기옹 교수는 시장경쟁이 너무 약해도 혁신 유인이 부족하지만, 너무 강해도 기업의 수익이 줄어 투자 위축을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기옹 교수와 하버드대 동문인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독과점의 배타성이 판촉의 효율성 등을 높이려는 행위일 뿐 경쟁기업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설명한 점은 관용적인 경쟁법 집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윗 교수는 경제성장을 당연시하면 안 되며, 창조적 파괴의 매커니즘을 지지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비서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비서관은 "하윗 교수의 성장 이론은 지금도 상당히 유효하다"며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과 맞물려 그의 이론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 수석은 브라운대에서 박사 논문 지도를 받은 제자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는 성장이 정체된 상황으로, 성장률을 되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어떻게 해야 기업 생태계가 살아날지, 혁신을 이뤄내고 이를 성장으로 연결할지 등에 있어 많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벨경제학상 위원회 위원장 존 하슬러는 "수상자들의 연구는 경제 성장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입증한다"며 "우리는 창조적 파괴의 근간이 되는 메커니즘을 지켜나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다시 정체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 경제학과 전현배 교수는 "아기옹·하윗 교수는 수학적 성장 모델을 연구했고 모키어 교수는 경제사학자로서 역사적 분석을 제공했다"며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시장 구조와 제도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에 노벨위원회가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가 어떻게 성장하는가에 관한 새로운 직관을 주는 연구를 했다는 성과를 인정한 것"이라며 "작년엔 공동 연구자 세 사람에게 줬는데 올해는 서로 다른 연구에 수여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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