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일제강점기 대만에서 히로히토 일왕의 장인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 육군 대장 척살에 나서 당시 일본에 큰 충격을 안긴 조명하(趙明河·1905∼1928) 의사의 순국 97주기 추모식이 10일 대만 타이베이 한국학교에서 열렸다.
'의열의 정신, 자유와 평화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조명하 의사 연구회장인 김상호 대만 슈핑과기대 관광창의대학 원장, 타이베이 한국학교 박성대 교장, 이수정 중화민국 대만한인회장, 대만 중국문화대학 한국어문학과 최세훈 교수, 정수하 국립대만대 한국유학생회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대만 한국학교 학생들은 순국선열의 추모 의미를 담은 '홀로 아리랑' 등을 연주했다.
박성대 교장은 "조 의사는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지키기 위해 단독으로 희생을 감수하셨다"며 "학생들이 조 의사 살신성인의 정신에서 내 나라 내 조국의 소중함을 배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한인회장은 "조명하 의사 순국 97주기를 맞아 한인회와 타이베이 한국학교, 조명하의사연구회가 공동으로 이 뜻깊은 행사를 치르게 된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호 원장은 "당시 일제의 역사 왜곡과 자기 사람이 아니라고 억지로 외면했던 상해임시정부 요인들의 무관심으로 오늘날까지 조 의사가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조명하의사연구회 주도로 지난 10여년간 옛 타이베이 형무소 자리에서 열렸던 추모 행사가 올해는 대만한인회, 타이베이 한국학교, 조명하의사연구회가 공동주최로 개최됐다.
조명하 의사는 1928년 5월 14일 삼엄한 경비를 뚫고 독을 바른 단도를 들고 타이중시 도심 도로에서 자동차를 타고 지나던 구니노미야 대장을 급습했다가 현장에서 체포돼 그해 10월 10일 타이베이 형무소 사형장에서 스물셋 나이로 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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