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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경계해야 할 '이상한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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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경계해야 할 '이상한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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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워치] 경계해야 할 '이상한 균형'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대개의 경우 경제는 각종 지표에 나타난 숫자로 현상이 표현되고 정책도 이를 기반으로 수립된다. 정기적으로 생산,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그래서 중요하다. 수치는 명확하기 때문에 애매모호하거나 불분명한 소지가 적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오류만 없다면 숫자는 정확한 것으로 간주되며 그 숫자의 의미에 대해서도 이견은 많지 않다.

    하지만 숫자가 언제나 현상과 문제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표면에 드러난 경제지표가 실제 현실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왜곡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해석해야 실제 현실에서 벌어진 경제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숫자의 왜곡과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한 면만 보지 말고 다방면을 균형 있게 두루 살펴봐야 함은 물론 과거 수치와 역사적 경험, 연관 산업의 현실, 현장의 노하우도 동원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연설에서 미국 노동시장의 안정적인 실업률을 가리켜 '이상한 종류의 균형'(curious kind of balance)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새로 늘어난 일자리 규모가 급격히 줄었는데도 실업률이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되는 현상을 지칭한 것이다. 미국 정부의 이민 제한 정책과 구직활동 감소로 노동의 공급이 줄었기 때문에 기업이 채용을 줄여도 실업률이 치솟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규모는 2만2천명에 그쳐 사전 예상치 7만5천명에 크게 못 미쳤지만, 실업률은 4.3%로 7월(4.2%)과 별 변동이 없었다. 안정적인 실업률 숫자 뒤엔 얼어붙고 있는 노동시장의 현실이 숨어있던 셈이다.


    트럼프 관세정책의 물가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온갖 모욕과 협박에도 버티던 연준이 마침내 방향을 틀어 금리 인하의 대열에 뛰어들었다. 애초 걱정했던 인플레는 발생하지 않고 노동시장의 냉각기류가 나타나자 주저 없이 금리 인하로 대응하겠다며 행동에 나섰다. 연준의 점도표상 올해 2차례 추가 인하도 예상되므로 인플레 걱정에서 고용 불안 대응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고 볼 수 있다. 실업률은 크게 치솟지 않았지만 일자리 증가 규모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수용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살펴보지 않았다면 금리인하 결정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국내 고용도 상황이 많이 다르지는 않다. 전체 취업자 수는 늘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긍정적인 신호가 많지 않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6만6천명 늘어 10만명대의 증가 폭을 유지했고 고용률은 소폭 상승했으며 실업자 수는 줄었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미래를 짊어질 15∼29세 청년층의 취업자는 21만9천명 줄었고 40대·50대 취업자 수도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넘게 감소 행진을 지속하는 데다 경제활동인구에서도 빠진 채 쉬는 청년이 40만명을 넘어선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고용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라 하기 어렵다. 삼성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이 약속한 청년 채용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고 더욱 확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hoon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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