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처리에 1966년 컴퓨터 도입…2015년 '등록센서스' 방식 전환

(세종=연합뉴스) 안채원 기자 = 지난 100년간 인구주택총조사는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발맞춰 조사 방식과 통계 처리 방법에서 진화를 거듭해왔다.
과거에는 조사원이 가가호호 방문해 정보를 수기로 수집했지만, 이제는 행정등록자료 등을 통해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통계 작성이 가능해졌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간이 국세조사'라는 명칭으로 처음 이뤄진 조사는 공무원, 공공단체 직원, 유지, 마을 자치회를 의미하는 정회(町會) 직원 등이 조사원으로 참여해, 직접 가구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원은 이름, 성별, 생년월, 배우 관계, 본적(또는 국적) 등 5개 항목을 물어 종이에 기록했고, 수집된 자료는 수작업으로 집계됐다.
다음 1930년 조사부터는 가구 명부를 작성한 뒤 조사표를 배부하고, 본조사 당일 회수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당시 면(面) 지역의 평균 가구 수는 약 800호였으며, 조사구는 지역별로 약 80∼90가구 단위로 나뉘어 조사가 이뤄졌다.
5년 전과 가장 큰 차이는 천공카드시스템(PCS) 도입으로 수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PCS는 카드에 구멍을 뚫어 데이터를 입력하고, 기계가 이를 읽어 처리하는 방식으로 통계 처리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1966년 조사는 방식과 통계 처리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맞았다.
처음으로 '표본조사'가 정식 도입돼 전체 조사구 중 10%는 세부 항목까지 조사하고, 나머지 90%는 기본 항목만 조사하는 방식으로 전수조사와 병행됐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컴퓨터로 처리됐다. 한국 최초의 공식적인 컴퓨터인 'IBM 1401'가 1967년 공식 도입되면서다.
1990년에는 OMR(광학 마크 판독) 방식이 도입돼 조사표를 자동으로 읽어 들이는 방식이 가능해졌다.
2005년에는 인터넷 조사가 도입됐다. 도입 첫해에는 전체 조사 대상 가구의 0.9%만이 인터넷 조사를 이용했지만, 10년 뒤인 2015년에는 48.6%로 증가해, 면접조사 비율(48.9%)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2015년은 한국 통계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된 해다.
성별, 연령, 주택 종류 등 기본 항목은 행정기관 자료로 파악하는 등록센서스 방식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나머지 심층 항목은 전체 가구의 20%를 표본으로 선정해 현장 조사를 통해 수집됐다.
1인 가구, 독거노인, 맞벌이 가구 증가로 인해 응답률이 낮아지자 통계청이 도입한 방식이다.
통계청은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기존의 현장 조사보다 비용을 크게 줄었고, 다양한 행정자료를 활용해 생산 가능한 통계의 범위도 넓어졌다.
2020년에는 인구동태자료와 고용보험자료를 활용해 다문화 가구, 한부모 가구 등에 대한 새로운 통계가 작성됐는데, 올해는 '이주배경인구통계'가 새롭게 공표될 예정이다.
이제는 인공지능(AI) 기술도 본격적으로 활용된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AI를 활용해 산업 및 직업 응답내용을 표준분류 기준에 따라 자동 분류할 계획이다. 자료 처리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통계 품질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25 인구주택총조사'의 조사 기간은 다음 달 22일부터 11월18일까지다.
표본으로 선정된 가구는 조사원 방문 전 인터넷 및 전화로 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조사원은 11월 1일부터 태블릿PC를 들고 인터넷·전화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가구를 방문해 조사한다.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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