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코스피 대형주 상승률 8.5%, 소형주 4.1% 그쳐
대형 기술주 중심 급등 영향…"중·소형주로 온기 확산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코스피가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매수심리가 대형 기술주에 쏠리면서 대형주와 소형주 간 오름폭 격차가 두 배가량 벌어졌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1일 3,153.95에서 12일 3,421.29로 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중형주는 3,434.05에서 3,646.61, 소형주는 2,409.89에서 2.507.71로 각각 6.2%와 4.1% 상승했다.
코스피 대형주 상승률이 소형주의 2배가 넘는다.
코스닥시장을 합친 KRX TMI(Total Market Index)로 봐도 비슷한 흐름이다.
KRX 중대형 TMI 상승률은 8.3%로, 소형(6.5%)과 초소형(3.5%)을 웃돌았다.
KRX TMI는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을 모두 반영해 구성한 시황 지수다. 중대형은 누적 시가총액 94% 이상, 소형은 94∼99%, 초소형은 99% 미만의 종목이 해당한다.
이처럼 대형주의 상승세가 소형을 크게 웃돈 것은 인공지능(AI) 산업이 커지면서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쏠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 테슬라, 구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이 세계 시장을 이끌면서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12일 장중 각각 52주 신고가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1∼12일 KRX반도체지수는 3,780.05에서 4,382.77로 15.9%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8.0%의 두배에 육박한다.
이와 함께 방산·조선·금융 대형주들이 국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불장 속에서 소형주도 오름세를 보이긴 했지만, 그 열기가 대형주만큼 뜨겁진 않았다.
최근의 코스피의 급등세가 기업 실적이나 경기 회복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주주환원 확대, 자본시장 개편 등 정책 모멘텀(동력)에 의한 것이라는 점도 대형주 쏠림 현상을 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며 "코스피도 브로드컴, 오라클, TSMC 등의 견조한 실적과 가이던스(전망치)에 더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밝다는 전망이 지속하면서 반도체주가 코스피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증권 황산해 연구원은 "실적과 성장 모멘텀이 받쳐주는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지수가 확장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과 경기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중·소형주는 경기 우려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소형주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
황 연구원은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는 최근 급등했던 AI 가치사슬에서 업종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하고,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수급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형 펀드는 소형·성장주 중시로 순유입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상승장의 온기가 중·소형주로 확산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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