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작전
상반기 28％ 감소→7∼8월 35％ 증가…"소비자들 구매 서둘러"
4분기부터는 시장 축소 전망…'상승세' 하이브리드차로 상쇄할까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지난 상반기 주춤했던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이달 말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로 미국 소비자들이 '패닉 바잉'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다음 달부터는 전기차 시장 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 8월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2만8천219대로 작년 동기 대비 3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67.9％ 증가한 1만9천21대, 기아는 3.7％ 감소한 9천198대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1∼6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상황과는 대비되는 흐름이다.
현대차·기아가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4만4천533대로 작년 동기보다 28.0％ 감소했다. 미국 내 전기차 총판매량이 5.2％ 증가한 가운데 나온 역성장이었다.
작년 상반기 2위(11.0％)였던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3위(7.6％)로 떨어지기도 했었다.
이처럼 현대차·기아가 하반기 들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반등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이달 30일 폐지되는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종료가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7월 감세법을 통과시키며 전기차 7천500달러의 인센티브를 폐지했는데, 이 조치가 현실화하기 전에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에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자동차 딜러들도 큰 폭의 할인에 나서면서 그동안 전기차 구매를 망설여왔던 소비자들이 구매 행렬에 나선 것으로도 전해졌다.
오토모티브뉴스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딜러들은 오는 30일 만기를 앞두고 서두르는 구매자들 덕분에 견조한 3분기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다음 달부터는 전기차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과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덩컨 알드레드 북미GM 사장은 최근 8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다음 분기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고 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면서 "당분간 전기차 시장 규모는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세액 공제가 종료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최대 4만5천828대(매출 19억5천508만달러·약 2조7천2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한국경제인협회는 추정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전동화 전략을 큰 틀에서 유지하되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는 지난 1∼8월 미국 판매량이 47.9％ 증가한 19만8천807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고, 내년부터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 체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여는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수정된 전기차 판매 목표와 전략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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