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보고서…"러시아, 단기 리스크 높지만 놓쳐선 안될 시장"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에 수출한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러시아 재진출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5∼6월 러시아 수출(2019∼2022년 기준) 경험이 있는 기업 528곳을 설문한 결과를 담은 '한·러 교역구조 변화와 향후 수출 전략' 보고서를 12일 발간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기업의 63.6%(336곳)는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 수출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러시아 시장 재진출 의향을 물은 결과 79.2%가 수출 재개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수출 재개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러시아 시장 회복 가능성(67.7%·이하 중복응답 포함)이 가장 많았고, 기존 바이어(구매자) 요청이 52.6%로 뒤를 이었다.
수출 재개나 확대 시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는 결제·환율 리스크(69.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물류·운송환경 불안정성(44.6%), 지정학적 불안정성(43.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러·우 전쟁에도 러시아로의 수출을 이어가고 있는 192곳은 환전 제한(68.2%)이 가장 큰 애로라고 했다. 이어 제재 관련 정보 부족 또는 불확실성(39.6%), 운송 지연, 물류비 상승(38.5%)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단기 리스크가 높지만 지정학적 복원력과 소비 수요 회복 가능성, 중앙아시아 등 인접 시장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할 때 전략적 준비가 필요한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인구 1억4천만명의 내수 시장이 있고, 풍부한 자원, 유라시아 연결 등 전략적 위치 등의 장점이 있다. 2021년 기준으로 러시아는 한국의 12대 수출 시장에 포함됐다.
2021년 한국의 대러 수출은 100억 달러까지 증가했지만 러·우 전쟁 후 국제사회의 제재 영향으로 교역 규모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45억3천만 달러로 교역 규모가 축소됐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출기업 수 또한 4천3곳에서 1천861곳으로 53.5% 감소해 반토막이 났다.
유서경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전후 복원 수요와 인접 시장과의 연계 가능성을 감안하면 러시아는 놓쳐서는 안 될 시장"이라며 "복원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교역 재개 로드맵을 수립하고, 민관의 전략적 역할 분담과 협력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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