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 생산 기지 둔 LG엔솔·기아 급락…희토류株엔 호재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관세 조치에 3일 국내 증시 주요 업종들이 동반 급락했다.
당장 관세 부과의 영향권에 드는 종목 뿐 아니라 향후 전선 확대 우려가 있는 종목까지 강한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코스피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2,500선을 내주고 2,450선까지 물러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42포인트(2.52%) 내린 2,453.95로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에 예고했던 캐나다·멕시코·중국에 관세 부과가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시행되고, 이에 각국이 대응 조치에 나서면서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8천70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200선물(6천128억원)에서의 순매도 규모를 합치면 1조5천억원에 가까운 매도 규모다.
지난주 중국 스타트업이 내놓은 인공지능(AI) 딥시크 충격으로 급락했던 반도체는 대미 흑자 품목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급락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보다 4.17% 하락한 19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31일 딥시크 영향으로 10% 급락한 데 이어 급락세가 이어졌다.
삼성전자[005930]는 2.67% 내려 2거래일 연속 2%대 약세를 지속했다.
가온칩스[399720](12.27%), 디아이[003160](-9.40%), 테크윙[089030](-8.36%), 하나마이크론[067310](-7.32%), 한미반도체[042700](-6.36%) 등도 동반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내 일부 국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철강, 제약, 반도체에 집중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제철[004020](-4.97%), POSCO홀딩스[005490](-4.61%) 등 철강업종도 약세를 보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관세 조치 대상이 된 국가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급망이 구축돼있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4.40%), 포스코퓨처엠[003670](-9.66%)이 급락했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혜택을 볼 수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확대해왔는데, 트럼프 2기 관세 조치가 이들 국가에 내리꽂히면서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관세에 이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에코프로비엠[247540](-9.16%), 엘앤에프[066970](-9.31%), 엔켐[348370](-7.31%) 등 이차전지 업종 전반이 약세였다.
멕시코에 공장을 둔 기아[000270](-5.78%), 현대차[005380](-1.94%) 및 HL만도[204320](-7.42%) 등 자동차 부품업체도 동반 약세였다.
반면 미중 무역 분쟁시 한국 기업의 수혜가 기대되는 희토류 관련 종목은 급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유니온[000910]은 전 거래일보다 27.27% 오른 6천440원에 장을 마쳤다. 유니온머티리얼[047400]은 13.83% 올랐다.
유니온머티리얼은 희토류의 대체 소재로 주목받는 '페라이트 마그네트'를 생산하는 업체며, 유니온은 유니온머티리얼의 모회사다.
이외에도 티플랙스[081150](7.99%), 동국알앤에스[075970](7.29%), 쎄노텍[222420](4.57%) 등도 급등했다.
희토류 관련 종목들은 중국이 미국의 수출 제재에 맞서 희토류 수출을 규제할 수 있다는 전망에 미·중 무역 갈등이 부각될 때마다 주가가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cho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