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치보기 논란' 워싱턴포스트, 사업부문 인력 4% 감축
'사주' 베이조스 외압설로 연일 역풍…충성 독자 줄이탈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경영난 속에 사업 부문 인력을 감축한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WP는 7일(현지시간) 광고와 마케팅 등 사업 부문 인력 약 4%를 정리해고한다고 밝혔다.
약 100명 정도로 보도 부문 인력은 감축 대상이 아니다.
WP는 이번 조치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일환이라며 "산업상의 필요에 부응하고 더 지속적인 미래를 구축하며 독자가 있는 곳에 도달하기 위한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WP는 최근 몇 년간 디지털 구독자 확충에 고전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윌리엄 루이스 WP 편집인 겸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7천700만 달러(1천1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WP는 작년 10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지 후보를 밝히는 관행을 깼다가 역풍을 맞았다.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의식한 탓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며칠 만에 20만명의 구독자가 떨어져 나갔다.
이달 초에는 베이조스가 트럼프의 비위를 맞춘다고 꼬집는 만평이 부당하게 게재 거부당했다며 퓰리처상 수상자인 만평가 앤 텔네이스가 그만두는 일도 벌어졌다.
최근에는 인지도가 있는 기자 몇몇이 월스트리트저널이나 애틀랜틱 등 다른 매체로 이직하기도 했다.
WP는 재작년 10월에도 인력 240명을 감축했다. 당시에는 보도 부문 인력도 포함됐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WP는 1기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비판하며 각을 세워왔다. 2017년 2월부터는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는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텔네이스가 사직의 변으로 WP에 돌려준 것도 이 문장이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