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원전 건설 '붐' 확산…말레이도 "2035년 이후 도입 추진"
베트남·인니·필리핀 가동 결정…태국·싱가포르도 검토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동남아시아 각국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말레이시아도 원전 도입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22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가에너지위원회(MTN)가 제안한 원전 개발 계획을 바탕으로 2035년 이후 전력원의 일부로 원자력을 검토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한 규정 등을 이행하는 데 약 10년이 걸릴 것이라며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도 이 과정을 신속히 진행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파딜라 유소프 부총리 겸 에너지 전환·수력변환부 장관은 "원자력 사용 추진은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협정, 증가하는 전력 수요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전 도입 시기는 경제적, 기술적, 사회적 측면을 고려해 진행 중인 타당성 조사 결과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파리협정에 따라 말레이시아는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고 2035년까지 2005년 대비 탄소 농도를 45% 감축하기로 했다.
현재 말레이시아 전체 에너지 생산에서 화석 연료는 72%를 차지한다. 정부는 2030년 38%, 2050년 70%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말레이시아는 오랜 기관 원자력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가동 중인 원전은 없다.
말레이시아는 2008년 개발 구상을 시작해 2021년까지 원전 2기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2018년 재집권한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는 원전 개발을 백지화했다.
동남아 국가들은 이미 원전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력난을 겪는 베트남은 최고 의사 결정기관인 공산당 정치국이 지난달 원전 개발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는 2050년까지 20기 이상 원전을 도입할 계획이며, 필리핀도 지난 9월 2032년까지 최소 1천200㎿(메가와트) 용량 상업용 원전 가동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태국은 원전 건설 사업을 과거 중단했으나 다시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도 지난 7월 미국과 원자력 기술 협정을 체결하고 원전 도입 여부를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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