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한강의 문학세계와 '세상의 끝' 시각예술의 만남
'한강 문학과 푸에고 예술의 대화' 전시회, 아르헨 한류팬에 인기몰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문학세계와 '세계의 끝'이라고 알려진 아르헨티나 최남단 티에라델푸에고주의 시각 예술가들의 작품이 어우러진 특별한 전시회가 18일(현지시간) 개최됐습니다.
'목소리와 시선: 한강 문학과 푸에고 예술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는 한강 작품과 티에라델푸에고 시각 예술가들의 작품이 만나 아픔과 상처에 대해 소통하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기획됐다고 주최 측인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이 밝혔습니다.
한국문화원 내 제1전시실에서는 티에라델푸에고 출신 시각 예술가 5명의 작품과 한강의 작품을 매치시켜 문화적 텍스트를 시각 예술로 해석하는 새로운 실험적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한강의 작품 '흰'의 경우는 지구 최남단의 티에라델푸에고의 거친 기후 환경이 돋보이는 하얀 눈벌판의 그림과 짝지어져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제2전시실에서는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희랍어 수업' 외에도 스페인어로 번역된 김금숙, 조남주 및 김혜진 작가의 작품도 같이 전시되었습니다.
또한 전시실 벽면을 각 작품에서 발췌된 문장을 한국어와 스페인어로 장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시회 개막 전부터 문화원 문밖으로 긴 줄이 형성됐고,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 여성이었습니다.
유일한 남성으로 긴 줄 맨 앞에서 기다리던 샤미르(36) 씨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영화제 및 각종 전시회에 빠짐없이 참석한다"면서 "올드보이나 기생충 같은, 성공 지향적인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다른 문화와 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심층분석한 영화에 끌린다. 한강 작가의 문학세계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플로렌시아(48) 씨는 "구할 수 있는 한강 작가의 작품을 다 읽었고, 그중 개인적으로 '흰'이 가장 서정적이어서 제일 좋아한다"면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매우 놀랐고 기뻤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문화원의 한보화 원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K-문화의 위상이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현지 시민들이 한국 문학을 직접 보고, 읽고,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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