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서 D8 정상회의…튀르키예·이란 대통령 한자리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 후 처음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시리아 내전에서 서로 반대편에 섰던 튀르키예와 이란의 정상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축출 뒤 처음으로 만났다.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이슬람권 8개 개도국(D8) 제11차 정상회의에서다. 튀르키예는 아사드 정권에 저항한 일부 반군 세력을 지지한 반면,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아사드 대통령의 최대 후원국이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연설에서 시리아의 단결과 화해를 촉구하며 시리아의 영토적 통합을 강조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모든 종교의 종파와 민족이 평화롭게 함께 사는, 테러 없는 시리아를 건설하기를 바란다"고 연설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가자지구와 레바논, 시리아의 위기 해결을 위한 조치를 촉구하며 "이들 분쟁 지역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더 이상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종교적, 법적, 인간적인 의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이 회의를 계기로 별도로 양자회담을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은 2013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대통령의 카이로 방문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한동안 관계가 소원했던 양국은 지난해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집트가 중재 역할을 맡으면서 고위급 접촉을 늘려왔다.
순번제 의장국인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정당한 결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해 끊임없이 공격받는 레바논과 시리아에서 알 수 있듯 분쟁 확산 위험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며 "이에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 세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D8은 서방의 주요 7개국(G7)에 맞서 무역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1997년 6월 이스탄불에서 출범한 국가 연합체다. 튀르키예, 이집트, 이란,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8개국이 회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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