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3분기 경제성장률 0%대로 둔화…코로나 이후 최저
소비 부진 영향…"기준금리 인하 시점 빨라질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지난 3분기 호주 경제가 예상치보다 낮은 0%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호주 통계청(ABS)에 따르면 지난 7∼9월 호주 국내총생산(GDP)은 1년 전보다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호주 경제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이 이날 발표 전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1.1%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이를 밑돌았다.
실망스러운 경제 성적표가 나온 것은 가계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계 소비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ABS 따르면 가처분 소득은 전 분기 대비 1.5% 증가했고, 호주 정부의 감세 혜택으로 저축률도 2.4%에서 3.2%로 상승했다. 하지만 전 분기 대비 가계 소비 증가율은 0%였다.
여기에 1인당 GDP는 1년 전보다 1.5% 감소해 7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짐 차머스 재무장관은 "우리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매우 느린 상황"이라며 "고금리와 생활비 압박,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가 부진하면서 호주 중앙은행(RBA)의 금리 인하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는 성장률 발표 이후 내년 4월 이전에 RBA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는 금융시장 전망이 73%에서 96%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RBA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경제가 침체하자 기준금리를 0.1%까지 낮췄다. 이후 물가가 치솟자 2022년 5월부터 금리 인상을 단행해 지난해 11월까지 4.35%로 올렸고,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 금융회사 AMP의 셰인 올리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금리 인하 시기는 빨라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민간 부문 약세는 RBA가 내년 2월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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